롯데의 파죽지세가 예사롭지 않다. 롯데는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홈경기에서 짜릿하게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8-8로 맞선 10회말 타선의 힘과 상대투수의 폭투를 엮어 9-8 끝내기 승리를 챙겼다.
중심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있었다. 경기 중반 1-6까지 밀렸지만 6회와 7회, 8회 전준우와 이대호, 딕슨 마차도가 연달아 담장을 넘겼고, 10회 기어코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마수걸이포를 때려낸 이대호는 경기 후 밝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주장은 아니지만, 덕아웃에서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이대호는 “너무나 힘든 경기를 잡아내고 4연승을 만들어냈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벌써 3번째 역전승이다. 롯데는 5일 kt 위즈와 원정 개막전에서 0-1로 뒤지던 경기를 7-2로 뒤집었다. 이어 7일 경기에서도 1-3 열세를 7-3 승리로 연결했고, 이날 재차 역전승을 만들어냈다.이대호는 “선수들끼리 ‘할 수 있다’ 그리고 ‘해보자’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또, 덕아웃 분위기만큼은 처지지 말자고 말하고 있다. 경기는 질 수도 있는 만큼 승패는 크게 신경 쓰지 말자고 했다”면서 달라진 덕아웃 풍경을 전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 중반까지 밀리던 롯데 선수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최근 허문회 감독은 “고참들이 후배들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감동했다. 어린 선수들의 타격이 잘 되지 않자 선배들이 눈치를 보더라. 고참들이 후배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두고 이대호는 “사실 고참들은 지금 좀 못 쳐도 된다. 그러나 후배들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눈치도 좀 보는 중이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고향팬들을 향한 그리움도 잊지 않았다. 이날 사직구장에선 극적인 역전승이 그려졌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단 한 명의 팬도 입장하지 못했다.
이대호는 “무관중 경기는 아쉽지만, 모두가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힘이 되도록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