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첫 홈경기가 열린 8일 사직구장. 경기 중반까지 SK 와이번스의 우세로 흘러가던 경기는 후반 들어 요동치기 시작했다. 6회와 7회, 8회 전준우와 이대호, 딕슨 마차도의 홈런이 연달아 터졌고, 결국 8-8로 맞선 10회 상대투수의 폭투로 끝내기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그라운드 위로는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쳤지만, 사직구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응원의 함성은 이날 느낄 수 없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KBO리그 모든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열정으로 가득한 부산 야구팬들 역시 이 경기를 TV와 인터넷으로만 지켜봐야 했다.
경기 후 만난 롯데 이대호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대호는 “무관중 경기는 분명 아쉽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함께 이겨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힘찬 메시지를 보냈다.
모처럼 개막부터 신바람을 내고 있는 롯데 구단 관계자의 마음도 같았다. 팬들이 현장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다는 아쉬움과 선수들이 열렬한 응원을 받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관계자의 표정에서 함께 묻어났다.이처럼 현장에선 내심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장외에선 롯데를 향한 함성의 꽃이 서서히 피어나고 있다. 관중석을 채울 수 없는 팬들은 온라인상으로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중이다. 올 시즌 첫 홈경기로 치러진 8일 SK전에선 많은 팬들이 온라인 응원전을 통해 선수들에게 함성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사직구장 바깥에는 캐치볼을 즐기며 무관중 경기의 아쉬움을 달래는 팬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걸친 팬들은 이렇게라도 응원을 보내고 싶은 눈치였다. 조금 늦게 찾아온 ‘사직의 봄’은 이제 시작이다.
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