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수 추신수.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미국 야구팬들 중 일부는 최근 수면 스케줄이 바뀌었을지 모른다.

지난 5일 KBO리그 개막과 동시에 하루 1경기씩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사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고 있기 때문. 한국시간으로 저녁 경기는 미국에서 새벽이지만 야구에 목마른 미국 현지 팬들이 KBO리그 경기를 챙겨보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 지역매체 '댈러스모닝뉴스'의 에반 그랜트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랜트 기자는 9일(한국시간) "KBO리그에서 응원팀이 필요하다면? 텍사스 외야수 추신수가 응원팀을 소개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어쩌면 당신은 야구가 너무 그리워서 수면 시간을 조정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처럼 밤중에 규칙적으로 깰지도 모른다. 어떤 방법이든 당신은 이번주 ESPN을 통해 KBO리그 경기를 보는 방법을 찾았을 것"이라고 기사를 시작했다.

그랜트 기자는 "당신은 '와이번은 뭐고 보통 용과는 뭐가 다른가?' '이 웅장한 배트플립들은 대체 뭔가?' 가장 중요한 질문, '어떤 팀을 응원해야 할까?' 등 많은 질문에 직면할 것이다. 와이번은 인천 팀의 마스코트고, 배트플립은 그들의 특권이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은 이 선수에게 물어볼 것"이라며 추신수의 이름을 꺼냈다.

추신수는 "롯데 자이언츠, 그게 나의 팀"이라고 소개했다. 추신수는 "나는 응원할 팀을 정하고 싶은 사람들에게서 많은 전화를 받았다. 우리 팀(텍사스)의 조시 쉘튼 원정 관리 매니저가 나에게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면 되냐'고 묻길래 '아니다. 우리가 계속 친하게 지내려면 꼭 자이언츠를 응원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롯데를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그랜트 기자는 추신수가 롯데팬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추신수는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의 부모는 여전히 부산에 살고 있다. 그가 만 10살이 되던 해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삼촌인 박정태는 2루에서 우승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고 자세하게 전했다.

추신수는 "나는 9살 때부터 야구를 했다. 나는 훈련이 끝나면 유니폼을 입은 채로 버스를 타고 사직구장에 갔다. 삼촌이 나를 위해 표를 맡겨두거나 나를 아는 보안요원분이 마지막 몇 이닝을 보게 해줬다. 삼촌과 함께 플레이하는 것은 나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추신수가 고등학교 3학년일 때 실제로 롯데가 그를 뽑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추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하면서 롯데와 인연은 닿지 못했다. 

여전히 추신수는 롯데를 사랑하고 있다. 그는 "롯데가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다른 팀들은 대부분 5년에 한 번씩 정도 우승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롯데는 부산에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롯데에서 야구를 잘한다면 부산에서 신처럼 대접받을 것이다. 반대로 못한다면 엄청 욕을 먹을 것이다. 마치 보스턴 같다"고 밝혔다.

한편 메이저리그는 여전히 개막일도 경기 장소도 오리무중이다. 추신수는 "이번에 서서 쓸 수 있는 잔디깎이 기계를 샀다. 이번 여름 내내 잔디를 다듬을 예정"이라고 근황을 전하며 "야구가 너무 그립다. 경기도 그립고 친구들, 루그네드 오도어, 엘비스 앤드루스가 너무 보고 싶다. 심지어 언론도 그립다. 하지만 아직 불확실한 것들이 너무 많다"고 아쉬워했다.

그랜트 기자는 마지막으로 "많은 이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KBO리그를 보는 것이 지금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대만은 현재 야구 시즌을 치르고 있다. 무관중으로, 매우 엄격한 건강 관리 속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경기 과정을 주시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시 건강하게 치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KBO리그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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