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형범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시즌 초반 불펜 고민에 빠졌다. 

두산은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2차전에서 10-3으로 앞서던 경기를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3-12로 힘겹게 이겼다.

위기에 등판한 불펜이 모두 실점하면서 kt의 기를 살려줬다. 10-4로 앞선 7회초 선발투수 이용찬이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만들자 사이드암 박치국을 투입했다. 박치국은 첫 타자 장성우를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처리한 뒤 다음 타자 조용호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10-6으로 좁혀진 가운데 1사 1, 2루 심우준에게 박치국이 2구 연속 볼을 던지자 마운드는 필승조 윤명준으로 교체됐다. 

급한 불을 끈 윤명준이 8회초 2사 후 위기를 맞이했다. 황재균과 박경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사 1, 2루가 되자 마운드를 함덕주로 바꿨다. 함덕주는 첫 타자 장성우에게 중견수 앞 적시타를 허용하고, 다음 타자 조용호에게 좌익수 앞 안타로 또 2사 만루가 되자 흔들렸다. 역시나 다음 타자 심우준에게 2구 연속 볼을 던지고 마무리 투수 이형범과 교체됐다. 

문제는 믿었던 이형범마저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이형범은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3실점으로 고전했다.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이형범이 심우준에게 좌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10-9가 됐다. 8회말 허경민의 적시타로 11-9로 다시 벌어지자 9회초 강백호와 황재균이 나란히 솔로포를 터트려 기어코 11-11 균형을 맞췄다. 

연장 10회에는 kt 신인 포수 강현우에게 역전타를 허용했다. 2사 2루에서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11-12로 끝내 뒤집혔다. 

믿을 건 베테랑 좌완 이현승뿐이었다. 이현승은 이형범의 공을 넘겨 받아 연장 11회초까지 1⅓이닝 1볼넷 무실점 투구를 펼쳐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리 투수가 된 이현승은 "후배들이 너무 고생하는 게 눈에 보였다. 기회가 온다면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경기 막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팀이 이겨 기분 좋고,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 투수들이 좋아질 것 같다. 다들 좋은 기량을 가진 후배들"이라고 동료를 다독였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이영하-크리스 플렉센-유희관-이용찬까지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이 내려간 뒤로는 고민이 깊다. 지난해 불펜 중심을 잡은 맏형 김승회와 파이어볼러 김강률, 2018년 1차 지명 기대주 곽빈은 2군에서 아직 몸을 만들고 있고, 권혁은 연습 경기 부진으로 역시 2군에 있다. 이동원, 채지선, 박신지 등 추격조로 기회를 얻은 젊은 투수들은 제구력이 아직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승조마저 흔들리면 마운드 구상이 더욱 힘들어진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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