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도면 돌풍 넘어 태풍, '5연승 단독 1위' 롯데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박대성 기자] 진격의 거인이다. 롯데 자이언츠 질주가 무섭다. 아직 초반이지만, 7년 만에 개막 5연승과 단독 1위까지 꿰찼다. 상당히 좋은 출발이다.

롯데는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홈 개막 3차전에서 SK 와이번스를 4-0으로 꺾고 5승무패를 기록했다.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13년 만에 개막 시리즈 스윕승을 하더니, 안방에서도 패배하지 않았다. 이날 창원에서 NC 다이노스가 LG 트윈스에 역전패를 하면서 4승1패가 돼 롯데는 단독 1위에 올라섰다.

개막 5연승은 2013년 뒤 7년 만이며, 최근 단독 1위는 2014년 4월 5일(개막 4경기 3승 1패) 이후 6년 만이다. 날짜로는 2227일 만에 최정상에 오르며 초반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랑한 것이다.

초반이라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을까.

◆어떤 창도 막는 방패, 어떤 방패도 뚫는 창
우선 수비가 단단해졌다.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포수였다. 포수 운영이 원활하지 못해 승부처에서 투수들이 결정구를 편하게 던지지 못했다. 투수의 제구력도 문제였지만 포수의 블로킹이 잘 이뤄지지 않아 KBO리그 사상 최초로 세 자릿수 폭투(103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정보근이 수비에서 잘 받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 행크 콩거를 코치로 데려와 안정감을 더했다. 5경기를 치르면서 팀 폭투는 2개에 불과했다.

여기에 롯데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실책도 5경기 동안 단 2개에 그쳤다. 지난해 무려 114개의 실책으로 팀 최다 실책 부문에서 압도적 1위였다. 올해는 외국인 유격수 딕슨 마차도와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한 안치홍이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센터라인이 몰라보게 강해졌다.

마운드도 환골탈태했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은 4.83으로 꼴찌였지만, 올해는 현재 3.13으로 1위다. 지키는 야구가 되면서 버티는 힘이 생겼고, 공격에 역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민병헌부터 정보근까지 타격 짜임새도 좋다. 팀홈런은 9개로 NC와 공동 1위다. 특히 수비로 데려온 마차도가 맹활약이다. 힘이 떨어질 하위 타선에서 홈런을 때리며 점수를 낸다. 타율 0.389(18타수 7안타)에 벌써 홈런 3개와 8타점을 올리며 롯데의 5연승 태풍급 질주에 크게 기여했다. 홈런과 타점이 대부분 경기 후반 결정적 승부처에서 터져 나와 영양가 또한 만점이다.

◆초보 사령탑? 허문회 감독의 '합리적 야구' 돌풍
신임 사령탑 허문회 감독의 합리적인 야구 철학도 팀에 잘 스며들고 있다.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지만, "집중할 땐 집중하고 쉴 땐 쉬자"는 주문을 한다. 롯데 관계자는 “감독 색깔보다 선수 색깔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목적 없는 훈련보다 확실한 방향이 있다. 분업도 철저하다. 코치들 의견을 수용하면서 데이터와 보고를 받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긍정적인 믿음으로 신뢰를 쌓고 있다. 지난 주말 SK와 홈 개막전 역전승 발판을 만든 이대호는 “감독님께서 이기든 지든 분위기가 달라지면 안 된다고 했다. 지더라도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했다. 9-8로 이길 거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진짜 그렇게 됐다. 신기가 있나 싶더라. 우리가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귀띔했다.

초반이지만 모든 게 잘 작동하고 있다. 각각의 기록과 데이터만 좋은 게 아니라 승부처에서 끈끈한 야구로 기어코 점수를 뒤집었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완벽하게 이겼다. 허 감독도 10일 SK를 잡고 5연승을 기록한 뒤 “비시즌 착실하게 준비한 대로, 팀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고 있다. 뿌듯하다. 연속 볼넷을 얻은 베테랑들도 칭찬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최하위에 빠진 지난해 대량 실점 뒤 무기력, 뒷심 부족과 정반대다.

스포티비뉴스=사직,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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