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 이상의 불방망이로 롯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딕슨 마차도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의 2019년은 여러모로 모든 게 풀리지 않았다. 그 결과는 최하위였다. 국내 주축 선수들의 성적이 뚝 떨어진 가운데, 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 또한 제 몫을 못했다.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49경기를 뛴 뒤 퇴출됐다. 애당초 장타력에서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지만 타율조차 0.252에 불과했다. 대체 외국인 타자인 제이콥 윌슨도 68경기에서 타율 0.251에 머물렀다. 투수 성적도 처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제이크 톰슨은 11경기에서 2승만 거둔 뒤 퇴출됐고, 브록 다익손도 재계약 기준과 거리가 있었다. 그나마 상수로 여겼던 브룩스 레일리도 에이스급 성적은 아니었다.

롯데는 올해 결과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바꿨다. 댄 스트레일리(32), 아드리안 샘슨, 그리고 딕슨 마차도(28)로 외국인 라인업을 꾸렸다. 팀 반등의 중요한 퍼즐들이었다. 단 5경기만 치르기는 했지만, 지금까지는 지난해와 확실히 다른 기운이 읽힌다. 스트레일리와 마차도는 근사한 스타트를 끊었다.

스트레일리는 시즌 첫 2경기에서 12⅔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 중이다. 10일 사직 SK전에서는 7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는 기염을 토한 끝에 무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다. MLB 경력이 누구 못지않게 화려한 스트레일리는 파이어볼러 유형의 선수는 아니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비교적 안정적인 제구, 그리고 경력에 걸맞은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기대를 모은다.

가장 큰 반전은 마차도다. 수비에서는 워낙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공격에서도 수준급이다. 5경기에서 타율 0.389, 3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39의 맹활약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점에서 이 정도 공격 성적이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체력 부담이 있어 성적을 계속 이어 가지는 못해도 기본 이상은 충분히 해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롯데의 외국인 선수 선발은 성민규 신임 단장이 진두지휘했다. 성 단장은 스카우트 경력이 풍부한 인물이고, 특히 생생한 현지 네트워크도 보유하고 있다. 100만 달러라는 제한된 여건에서 성 단장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KBO리그 구단 관계자들의 화제 중 하나였다. 

스트레일리는 경력이 다소 내리막에 있다는 평가가 있었고, 마차도는 자타가 공인하는 수비력에 비해 공격에서 물음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샘슨 또한 지난해 경력은 비교적 뛰어나지만 애런 브룩스(KIA), 크리스 플렉센(두산), 마이크 라이트(NC) 등 다른 새 외국인 투수들에 비해서는 주목도가 덜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는 두 선수가 모두 만족할 만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자연히 샘슨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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