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쾌한 스윙을 되찾으며 타격 반등 가능성을 내비친 SK 한동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호쾌한 스윙이 돌아왔다. 벌써 세 개의 타구가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한동민(31·SK)의 반등은 굳이 기록이 아닌, 시원한 스윙으로도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SK는 시즌 첫 주에서 1승4패로 부진했다. 타선의 기복이 있었고 불펜은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다만 그 와중에서도 한동민의 맹활약은 한가닥 위안이었다. 한동민은 5경기에서 타율 0.389, 3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44를 기록하며 고군분투했다.

홈런 3개도 중요하지만, 더 인상적인 것은 한동민 특유의 호쾌한 스윙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2018년 41개의 홈런을 치며 팀 역사를 새로 쓴 한동민은 지난해 홈런 개수가 12개로 급감하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타율도 0.265에 머물렀다.

힘이 빠졌다 다시 늘어난 것은 아니다. 작년에도 힘은 그대로였다. 다만 타격에 접근하는 방향성에 다소간 차이가 있었다. 지난해 한동민은 좌완을 상대로 한 저조한 타율, 그리고 자신을 상대로 한 극단적인 시프트에 다소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해답으로 꺼내 든 것이 바로 좌중간 타구를 더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밀어서 넘기는 홈런이 나오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방향성 탓에 타이밍이 앞에서 형성되기는 어려웠고, 공인구 여파를 직격으로 맞으며 비거리가 줄어들었다. 결정적으로 바뀐 타격폼과 방향성에 몸이 버티지 못했다. 고관절 등 하체에 이상이 생겼고, 이는 전체적인 타격 밸런스를 완전히 깨는 역효과로 다가왔다. 반등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한 시즌을 망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좌중간 타구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정확한 타이밍에 힘껏 잡아당기는 타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3개의 홈런 중 2개는 우측 담장을 넘겼고, 하나는 그라운드를 딱 반으로 갈라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확실히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정타만 되면 충분히 멀리 날려보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셈이다.

한동민의 2018년 우측 타구 타율은 0.377이었지만, 지난해에는 0.323으로 떨어졌다. 자신의 전체 타율 저하보다도 더 떨어진 셈이다. 우측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뻗지 않았고, 외야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내야 땅볼 비율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5경기이기는 하지만 우측 방면 타율이 0.800에 이른다. 내야 땅볼도 줄었다. 일단 좋은 포인트에서 맞아나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타격 포인트가 훨씬 앞에서 형성된다”면서 “완전히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은 어쩔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공은 잡아 당겨서 우측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반겼다. SK의 관계자들은 “올해 반드시 해줘야 할 선수가 한동민”이라고 지목한다. 부진한 출발에도 불구하고 핵심 선수의 반등 가능성은 144경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긍정적인 신호 중 하나로도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