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 라이블리.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삼성 외국인 선발투수 벤 라이블리가 패전투수가 됐지만, 악몽은 지웠다.

라이블리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은 2-3으로 졌고 라이블리는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날 라이블리의 투구 결과는 삼성에 호재다.

라이블리는 지난 시즌 중반 KBO 리그에 합류했다. 지난해 8월 13일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며 5이닝 4실점을 기록한 라이블리는 다음 경기인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12탈삼진 완봉승을 기록하며 KBO 리그 연착륙을 알리는 듯했다.

그러나 8월 25일 KBO 리그 세 번째 등판은 라이블리에게 잊을 수 없는 악몽같은 시간이었다. 라이블리는 키움을 만났다. 2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9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완봉승 직후 경기라고는 믿기 어려울만큼 부진했다.

라이블리는 1년 만에 다시 만난 키움을 상대로 악몽을 지웠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최소 실점으로 키움을 막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주자 없을 때 박동원에게 좌중월 1점 홈런을 맞았다. 6회말에는 김하성에게 좌익 선상으로 구르는 2루타, 이정후에게 1타점 우전 안타를 맞아 실점 했다.

이외에는 빼어난 투구를 보여줬다. 1회와 5회에는 삼자범퇴 이닝을 이끌었다. 3회에는 볼넷과 사구를 내주며 1사 주자 1, 2루 실점 위기에 섰지만, 김하성을 삼진, 이정후를 유격수 뜬공으로 이끌며 실점하지 않았다.

4회말에는 1사에 박동원에게 사구와 임병욱 1루수 땅볼로 2사 1루 상황을 만들었다. 1루 주자 임병욱이 2루를 훔쳤는데, 포수 강민호 송구 실책이 더해져 2사 3루가 됐다. 실점을 코앞에 둔 라이블리는 키움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를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어렵지 않게 위기에서 탈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라이블리는 완벽한 몸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다. 개막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는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주춤했다.

불안한 시즌 시작에 대한 염려가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라이블리는 '천적'에 가까운 기록을 남겼던 상대로 우려를 떨쳐내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삼성은 최근 외국인 선발투수 영입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합류한 라이블리가 이날과 같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삼성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이끌어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