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진-이성규-타일러 살라디노(왼쪽부터).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내, 외야 멀티포지션 선수를 다수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유연한 라인업 구성을 끌어낼 수 있지만, 단점만 부각될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도전에 나선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지난해 부임부터 멀티포지션을 강조했다. 부상으로 핵심 선수가 이탈했을 때, 전력 약화를 막기 위해서는 멀티포지션으로 구멍을 메워야 한다는 게 허 감독의 주장이다.

여러 선수가 멀티포지션을 준비한 가운데 두 명의 내야수가 내, 외야 멀티포지션을 준비했다. 이성규와 최영진이다. 허 감독은 다른 백업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타격에 장점이 있는 두 선수를 유연하게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 두 선수에게 멀티포지션 준비를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두 선수는 내야에서 2가지 이상 포지션을 뛸 수 있는 선수다. 최영진은 1, 3루가 가능한 코너 내야수다. 이성규는 유격수까지 가능한 '내야 멀티'다. 거기에 허 감독은 외야를 추가했다. 최영진은 코너 외야를 준비했다. 이성규는 중견수로 연습경기를 몇 차례 치렀다. 허 감독은 "이성규는 좌익수로 외야 첫 시작을 할 수 있다. 확정된 것은 없다"고 알리며 코너 외야 기용을 시사했다.

내야와 외야를 함께 뛰는 선수는 보기 드물다. 수비의 기본 움직임이 다르다. 익숙해진 움직임을 빠르게 바꾸는 게 쉽지 않다. 과거 내, 외야 멀티플레이가 가능했던 서동욱은 "각 포지션마다 공을 잡는 포켓 위치와, 던지는 모션, 밸런스가 다르다. 몸을 빠르게 바꿔야 하는데 그게 가장 어렵다"고 밝힌 바가 있다.

쉽지 않은 도전임을 최영진이 먼저 느꼈다. 최영진은 지난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좌익수로 나섰다. 그는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를 저지르며 부족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허 감독은 11일로 그를 1군에서 말소하며 퓨처스리그에서 조금 더 외야수로 준비를 해서 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최영진 다음 이성규가 외야로 경기에 나섰다. 11일 유격수 이학주가 1군에 등록되며 타일러 살라디노(3루수)-이학주(유격수)-김상수(2루수)-이원석(1루수)으로 주전 라인업이 완성됐다. 이학주 복귀 전까지 1루수로 경기에 출전한 이성규 자리가 없어졌다.

허 감독은 "이성규는 이제 외야수로 경기에 나설 것이다. 그러나 고척스카이돔은 외야 전문 선수에게 맡길 생각이다"며 전문 외야수가 아닌 선수에게 고척돔 수비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성규는 좌익수로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좌익수 구자욱이 전완근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라있다. 이르면 이성규 좌익수 데뷔전은 오는 15일부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kt 위즈와 주말 3연전이 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허 감독은 12일 경기에서 고척돔 중견수로 이성규를 기용했다. 

점수가 필요했던 삼성은 박해민 타석 때 한 방이 있는 이성규 카드를 대타로 썼다. 이어 수비 교체 없이 이성규를 중견수로 투입했다. 타구가 중견수 쪽으로 가지 않아 이성규의 수비력을 이날 경기에서 직접적으로 볼 수 는 없었다. 

처음부터 준비한 카드는 아니지만, 처음부터 내, 외야 멀티 자원도 있다. 외국인 선수 타일러 살라디노다. 살라디노는 메이저리그에서 외야수로 통산 10경기에 나서 35⅔이닝을 뛰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통산 27경기 210이닝을 좌익수로 나선 경험이 있다.

살라디노 외야 카드가 허 감독 우선 순위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언젠가는 외야수 살라디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 감독은 "(살라디노가) 외야 옵션이긴 하다"면서도 "선수 컨디션이 좋아지면 기용할 생각은 있지만, 아직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살라디노는 현재 KBO 리그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장점인 수비에서 이미 실책 2개를 저질렀다. 12일 경기 종료까지 시즌 타율 0.174로 부진하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진 뒤 외야로 기용할 수 있으면 출전시키겠다는 게 허 감독 생각이다.

내, 외야 멀티포지션 플레이어가 3명이나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장점이다. 어디에 공백이 생겨도 구멍을 메울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삼성은 주전과 백업 기량 차이가 크다. 이성규와 최영진은 삼성에서 주전급 백업 선수다. 두 선수를 꾸준히 기용할 수 있다면, 삼성에 나쁜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여러 포지션에서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주기는 어렵다. 야구에서 내, 외야 멀티포지션 선수가 많지 않은 이유다. 본인이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수비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저기 수비로 투입되다가 눈에 띄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이 가지게 될 내, 외야 멀티포지션 카드 3장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성윤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