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최고의 강한 2번이 될 가능성을 가진 LG 김현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2년간 여러 실험을 거듭했던 LG 타선이 드디어 완성형 퍼즐을 찾는 것일까. 김현수의 2번 배치,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맹활약 속에 LG 타선이 점차 폭발력을 더해가고 있다. 

LG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SK와 경기에서 4회까지만 8점을 낸 활발한 타선을 앞세워 9-5로 이겼다. 10일 창원 NC전에서 화끈한 타격전 끝에 역전승을 거둔 기세를 그대로 이어 가며 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의 수훈갑은 역시 테이블세터와 4번 타자 라모스였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전부터 구상했던 ‘이천웅-김현수 테이블세터’를 최근 가동하고 있다. 이천웅은 팀 내에서 가장 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 중 하나이며 나름대로 주력도 갖췄다. 부동의 리드오프다. 그간 이천웅의 짝으로 누굴 내세우느냐가 관건이었는데 공격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류 감독은 ‘강한 2번’ 김현수를 선호하고 있다.

이천웅이 출루하면 그 뒤로 김현수 채은성 라모스 등이 버틴다. 상대 마운드로서는 압박이 심할 수밖에 없다. 특히 김현수는 전형적인 2번이 아니다. 언제든지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장타력을 갖췄다. 한편으로는 출루율이 높아 주자가 없을 때 공격 흐름을 개시할 수 있는 능력도 지녔다. '강한 2번'이 대세라면, KBO리그에 김현수만한 이상적 카드가 별로 없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하며 이 플랜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라모스가 장타를 터뜨리며 4번에 대한 부담이 한결 줄었다. 팀 타선에서 최고 자산인 김현수를 적시에 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12일 경기는 김현수 2번 카드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증명했다. 이천웅이 1회, 3회, 4회, 8회 안타를 치면서 공격 물꼬를 트자 김현수가 한 번의 예외 없이 모두 안타로 뒤를 받쳤다. 김현수는 이날 2루타 두 방까지 터뜨리는 등 3타점을 기록했고, 김현수의 지원 사격을 받은 이천웅은 하루에만 4득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3회에는 라모스의 결승 투런까지 터지는 등 타선이 짜임새와 폭발력을 동시에 선보였다.

류중일 LG 감독 또한 경기 후 “오늘은 경기 초반 테이블세터 이천웅과 김현수가 잘해줬고, 3회 라모스의 역전 투런 홈런이 주효했다”면서 상위타선의 폭발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현수 또한 2번 기용에 대해 “(타석에) 많이 나가서 좋다”고 웃으면서 “내가 2번을 하는 것도 좋은 것 같고, 다른 선수들도 그런 것 같다. 오늘은 연결이 잘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지난해 강력한 마운드의 힘을 선보였지만, 상대적으로 타선이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3강(두산·키움·SK) 수준까지는 가지 못한 이유다. 하지만 타선까지 적절하게 뒷받침된다면 지난해 이상의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LG의 주전 라인업은 전성기에 있거나 이제 전성기의 시작을 기대할 만한 연령대로 짜여 있다. 시즌 출발이 괜찮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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