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삼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베테랑 투수 장원삼(37)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2회 대량 실점으로 3이닝 만에 조기 강판됐다. 아직은 더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롯데는 12일 사직구장에서 두산과 시즌 팀간 첫 경기를 치렀다. 13년 만에 스윕승과 7년 만에 개막전 5연승, 6년 만에 단독 선두에 오른 만큼 분위기는 최고였다. 허문회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 두산전에 장원삼을 선발로 내세웠다.

롯데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외국인 선발 애드리안 샘슨의 공백이 발생했다. 샘슨은 부친의 병환으로 미국에 다녀왔고, 2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9일 SK와 시즌 두 번째 경기에 임시 선발을 예고했지만, 우천 취소로 미뤄졌다. 세 번째 경기에는 예정대로 댄 스트레이트가 글러브를 꼈고, 장원삼은 이날 두산전에 선발투수로 낙점돼 마운드에 올랐다.

1군 복귀전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1회에 1사 후 페르난데스에 좌전안타를 맞았다. 오재일의 우전안타와 김재환의 좌중간 안타로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2회에는 대량 실점이었다. 선두타자 박세혁의 중전안타를 시작으로 허경민, 정수빈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으면서 1실점했다. 1사 2, 3루에서 페르난데스에게 2루타를 내주면서 추가로 2실점했고, 오재일의 우전 적시타까지 더해져 2회에만 4실점을 하고 말았다. 3회에도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2루 도루를 잡아내면서 장원삼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3이닝 동안 총 58개의 공을 던져 10안타 1볼넷 5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삼진은 하나도 없었다.

장원삼은 겨우내 2군에서 훈련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합리적인 야구’를 구상한 허문회 감독은 장원삼의 2군 훈련 성과를 보고 받았다. “(2군에서) 분위기가 좋다고 들었다”라며 이날 임시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말했다.

준비는 열심히했지만, 아직 1군과 거리는 멀었다. 구속과 구위가 떨어져 볼끝이 가벼워 보였다. 3이닝 동안 직구 24개, 슬라이더 21개, 체인지업 7개, 커브 6개를 던졌는데, 직구 최고 속도는 시속 139km였다. 초반에 코너를 찌르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하면서 직구와 변화구가 한가운데로 몰려 어려움에 빠졌다.

그러나 아직 초반이다. 시즌 138경기가 남았다. 허문회 감독도 눈앞의 성과보다 길게 시즌을 준비한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즐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다. 생각의 변화가 중요하다. 정신력이 뒷받침돼야 기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캠프 때부터 강조했고, 선수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장원삼 카드를 꺼낸 이유도 같다. KBO리그 역대 감독 최다연승 기록인 6연승(1999년 롯데 김명성 감독)이 눈앞에 있었지만, 기록에 집착하지 않고 투수들의 체력 안배를 선택했다. “부담도 있지만, 대책을 세워야 한다. 체력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체력이 관건”이라고 강조한 점에서 알 수 있다. 초보 감독답지 않게 눈앞의 1승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레이스를 운영하려고 해 주목된다.

시즌은 길다. 통산 121승 베테랑 투수로 이번엔 실패했지만 선발 로테이션상 팀이 꼭 필요할 때 몇 차례만 거들어줘도 성공적이다. 장원삼이 2군으로 내려가더라도, 허문회 감독 스타일상 꾸준히 소통하면서 컨디션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좌완 다승 5위에 올라 있는 장원삼이라는 이름값만 보는 게 아니라, 연봉 3000만원 투수라고 생각하면 몇 차례만 활용해도 본전은 뽑는 셈이다. 설사 패하더라도 다른 투수들의 휴식을 준다는 점에서 이득도 있다. 이날 첫 등판보다 더 준비가 된다면, 장원삼에게 또 선발 마운드를 맡길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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