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마스코트가 마스크를 쓰고 응원을 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 KBO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최주환의 홈런을 보고 미소를 지은 것도 잠시, 곧 목이 메었다."

미국 시사지 '디 애틀랜틱'은 13일(한국시간) 'TV로 돌아온 이상하고 가슴 아픈 야구'라는 주제로 KBO리그 중계 감상평을 보도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프로 스포츠는 모두 중단됐지만,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이 KBO리그를 중계하면서 실시간으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KBO리그는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만, 중계를 지켜볼수록 코로나19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매체는 '두산 최주환이 홈런을 쳤을 때 미소를 짓다가 텅 빈 외야석으로 공이 툭 떨어진 것을 본 뒤 목이 메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는 외야를 가득 채운 팬들이 최주환의 홈런공을 갖기 위한 쟁탈전을 펼쳤을 것이다.

모든 상황을 코로나19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했다. 매체는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할 때는 '1루 주루 코치랑 팔꿈치를 부딪치던 세리머니는 어떻게 된 거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이파이브한 선수의 장갑이 충분한 방역 작업을 거쳤겠지'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NC 다이노스 나성범이 시즌 첫 안타를 때렸을 때였다. ESPN 해설위원 에두아르도 페레스가 '좋은 신호'라고 이야기했을 때 나는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좋은 신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나성범이 무릎 부상을 털고 돌아온 것과 관련해 좋은 신호라고 말한 것이었다'고 덧붙이며 야구를 야구 그대로 즐길 수 없게 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 미국 야구팬들은 KBO리그에서는 허용되는 배트 플립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 곽혜미 기자
그래도 미국 야구팬들은 야구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현재를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ESPN에서 KBO리그를 중계한 뒤로 옛 경기 재방송과 토론 쇼에 의지했던 편성을 바꿀 수 있었다. 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야구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잘 알려진 선수들이 뛰고, 관중석이 꽉 차 있는 이상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고 했다. 

KBO리그의 흥미로운 요소도 소개했다. 매체는 'KBO리그는 생각보다 많은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금기시하는 홈런 뒤 배트 플립(배트를 던지는 세리머니)이 가능하고, 메이저리그는 파워 피처와 슬러거가 독점하고 있다면 한국 야구는 덜 정형화된 다양한 선수들이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 개막전 선발투수 백정현은 직구 최고 구속이 90마일(약 시속 144km)에 불과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한다. 두산 외야수 듀오 정수빈과 박건우는 배트 머리로 툭 쳐서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런 플레이는 수년 전 미국 야구에서는 사라졌는데, 그동안 등한시했던 플레이의 귀환을 지켜보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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