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김현수가 2번타자로 출전한 최근 3경기에서 LG 트윈스는 모두 이겼을 뿐만 아니라 33득점을 올렸다. 이 3경기에서 김현수의 성적은 무려 15타수 9안타.

메이저리그로 치면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을, 애런 저지(양키스)를 2번 타순에 배치한 것과 같은 결정이다. 김현수는 지난해 LG에서 가장 높은 OPS 0.807을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를 2번타순에 배치해야 한다는 최근의 이론이 LG에 접목됐다. 이유는 다를지 몰라도 결론은 같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통계 분석을 담당하다 ESPN, 디애슬레틱에서 일하고 있는 키스 로 기자는 저서 '스마트베이스볼'에서 "강타자는 2번타자여야 한다. 강타자가 2번을 치면 3번에서 치는 것보다 한 시즌에 18타석을 더 얻는다. 무의미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득은 이득"라고 설명했다.

김현수 2번 배치는 타이밍도 절묘했다. 김현수의 타격감이 최고조일 때와 딱 맞아 떨어졌다. 

덕분에 이천웅-김현수-채은성-로베르토 라모스 조합이 엄청난 폭발력을 보이고 있다. 이천웅이 최근 4경기에서 7안타 3볼넷으로 출루율을 끌어올렸고, 김현수는 그 뒤에서 연일 멀티히트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최근 3경기에서 채은성이 7타점, 라모스가 5타점을 쓸어담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김현수는 이 기간 2루타 3개와 3루타 1개로 장타력까지 자랑했다. 이천웅 뒤에 있으니 타점 먹기는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웠다. 김현수는 3경기 6타점을 거둬들였다.

▲ LG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태프. ⓒ 곽혜미 기자
사실 이런 '최적화 타순'의 효과는 단기 처방이라기 보다는 장기적인 투자에 가깝다. 최고 타자를 3, 4번에 배치하는 기존 타순에 비해 한 시즌(메이저리그 162경기) 동안 약 10~15점 정도만 더해준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데도 지금 LG의 성공은 시사하는 점이 있다. 최고 타자를 2번에 배치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체감 효과'다. 앞으로도 김현수 2번 배치의 명분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지난해 KBO리그 몇몇 팀에서 시도했던, 그러나 끝까지 이어가지는 못했던 '최고 타자를 2번에' 전략을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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