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타격이 부진한 오지환은 점차 날카로운 타구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LG의 지난해 팀 타율은 0.267, 팀 OPS(팀 출루율+팀 장타율)는 0.711이었다. 팀 타율은 딱 리그 평균, 팀 OPS는 리그 평균보다 못했다. 좋은 마운드에도 불구하고 LG의 야구가 정규시즌 4위,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위로 나아가지 못한 이유였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13일까지 7경기를 치른 LG의 팀 타율은 0.296, 팀 OPS는 0.850이다. 현재까지 LG의 팀 타격 성적은 리그 평균(.273), 그리고 리그 평균 OPS(.773)보다 훨씬 높다. 적어도 지금 LG 타선에 깊은 태클을 걸 이유는 없어 보인다.

끝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긍정적인 조짐이 많다. 우선 팀 공헌도가 떨어졌던 외국인 타자 포지션이 개선됐다. 로베르토 라모스의 7경기 OPS는 1.336이다. 라모스가 4번에 자리를 잡음에 따라 팀 최고 가치의 타자인 김현수의 운신폭이 넓어졌다. 2번으로 옮긴 김현수는 타율 0.484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리드오프 이천웅(.370)의 방망이도 무섭다. 1~6번까지는 남부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공포의 폭발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위타선 문제 때문이다. LG의 테이블세터 타율(.375)은 리그 1위, 중심타선 타율(.341)은 리그 3위다. 그런데 하위타선(6번~9번) 타율은 0.216으로 리그 8위까지 떨어진다. 7~9번 타율은 더 하락폭이 크다. 결국 LG가 진정한 ‘메가트윈스포’를 장전하기 위해서는 하위타선 활약이 필요하다. 자연히 정근우(38)와 오지환(30)의 방망이에 관심이 쏠린다.

두 선수는 포수 유강남과 함께 주로 하위타선에 포진한다. 현재 페이스에서 1~6번에 큰 변동을 줄 필요는 없는 만큼, 당분간은 7~9번 사이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즌 초반 페이스가 썩 좋지는 않다. KBO 1군 통산 타율이 3할 이상(.303)인 정근우의 시즌 타율은 아직 0.167이다. 득점권에서도 저조했다. 오지환은 0.120에 머물고 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점을 생각해도 분발이 필요한 타율이다.

1~6번 타순이 좋은 만큼 주로 7번에 들어가는 정근우가 득점권에서 좋은 타격을 해준다면 팀 폭발력은 배가된다. 9번 타자도 할 일이 많다. 현재 LG 라인업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부분은 이천웅-김현수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다. 오지환이 출루만 해준다면 상위타선으로 연결돼 빅이닝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두 선수도 타격 부진에서 빠져나오고자 애를 쓰고 있다. 정근우는 13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나와 사실상의 ‘특타’를 했다. 타석에서 고개를 젓는 일이 많은 오지환 또한 평소보다 조금 많은 타격 훈련량을 가져가는 모습이었다. 

점차 올라오는 양상은 보인다. 정근우는 13일 SK전에서 모처럼 안타를 신고했다. 오지환은 두 차례 날카로운 타구가 상대 1루수 제이미 로맥의 호수비에 연거푸 걸리는 불운이 있었다. 이들의 방망이가 살아나고 이형종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근래 5년의 팀 타선 중 가장 폭발력이 센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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