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형범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평균자책점 9.12 최하위. 두산 베어스 불펜의 현주소다. 

두산은 14일 현재 4승3패로 LG 트윈스와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마운드가 불안한 가운데 타선의 힘으로 버텼다. 팀 타율은 0.330(264타수 87안타)으로 1위고, 홈런 공동 2위(11개), 타점 2위(48개)에 올라 있다. 

아무리 도망가도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경기의 연속이다. 10일 잠실 kt전이 대표적이다. 5회까지 10-3으로 앞서다 6회부터 연장 10회까지 이닝마다 실점해 모두 9점을 내줬다. 그사이 타선이 3점을 만회해 연장 11회 13-12로 이겼으나 박치국-윤명준-함덕주-이형범-이현승까지 필승조를 내고 얻은 결과라 충격이 컸다.

사직까지 흐름은 이어졌다. 13일 롯데전에서 사흘 전 kt전의 악몽이 반복됐다. 5-5로 맞선 6회 등판한 2번째 투수 최원준이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고, 바뀐 투수 이현승이 우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5-7로 뒤집혔다. 7회 대타 최주환이 역전 3점포로 8-7로 뒤집자 8회 1사 1, 2루 이후 함덕주와 이형범이 각각 이대호와 안치홍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얻어맞아 8-9로 다시 흐름을 내줬다. 9회초 오재일이 동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희망을 이어 갔지만, 9회말 이형범이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9-10으로 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겨우내 불펜 구성에 고민이 깊었다. 지난해 갑자기 기여도가 높아진 마무리 투수 이형범은 피로도 우려가 컸다. 베테랑 김승회와 권혁, 파이어볼러 김강률은 개막에 맞춰 컨디션이 다 올라오지 않았다. 최원준과 박치국은 1군에서 활약하긴 했지만, 아직 안정기에 접어들진 않은 젊은 투수들이다. 

김 감독은 이형범과 함덕주, 윤명준을 주축으로 상황에 따라 불펜을 기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김강률이 합류할 때까지 이들이 버텨주길 바랐는데, 시즌 초반부터 축이 흔들리고 있다. 이형범은 지난해 67경기에서 피홈런 4개였는데, 올해는 3경기 만에 홈런 3개를 허용했다. 모두 밋밋하고 높게 들어간 변화구가 맞아 나갔다. 함덕주와 윤명준도 깔끔하게 틀어막진 못하고 있다. 

필승조가 흔들리는 가운데 당장 접전에 투입할 투수를 2군에서 수혈하기도 마땅치 않다. 김강률과 김승회는 아직 2군 경기에도 나서지 않고 있고, 권혁은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1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캠프에서 불펜 보강 카드로 고민했던 좌완 장원준도 아직 퓨처스리그에 나서지 않았다. 파이어볼러 기대주 이동원은 13일 고양 히어로즈전(키움 2군)에서 1이닝 1실점 투구로 승리를 챙겼는데, 4사구 4개로 여전히 불안한 제구력을 보여줬다. 

두산은 최근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를 꾸준히 들었지만, 그때마다 돌파구를 찾아주는 중간 투수들이 나왔다. 2017년 이영하 박치국, 2018년 초반 곽빈, 지난해 이형범이 그랬다. 마무리 투수도 마찬가지였다. 2018년 김강률이 흔들리자 함덕주가 바통을 이어받아 27세이브를 챙겼고, 지난해는 함덕주가 제구력 난조로 주춤할 때 이형범이 클로저로 나서 19세이브를 챙겼다. 

늘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은 두산이지만, 올해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김 감독이 초반 불펜 위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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