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첫 대타 끝내기 안타로 베테랑의 진가를 과시한 정근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베테랑 대타들이 싹쓸이 승리를 이끌었다. 베테랑의 진가가 드러난 잠실이었다.

LG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2-2로 맞선 9회 터진 정근우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LG는 SK와 주중 3연전을 모두 잡고 4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LG가 SK를 상대로 3연전 기준 싹쓸이 승리를 기록한 것은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투수들이 힘을 내며 팽팽하게 흘러간 경기였다. 그 승부에서 웃은 것은 LG, 그리고 베테랑들이었다. LG는 2-2로 맞선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 오지환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서 SK 우익수 한동민이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했고, 오지환이 이를 파고들며 2루까지 갔다.

그러자 LG 더그아웃이 바쁘게 움직였다. 주전 포수 유강남을 대신해 등장한 선수는 대타 이성우. 이성우가 공격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는 아니지만, 어차피 1점이면 경기는 끝이었다. 희생번트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SK도 이를 알고 있었다. 김주온은 2루 주자를 계속 견제했고, 시프트는 2루 주자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성우는 초구에 번트를 완벽하게 대며 오지환을 3루에 보냈다. 포수와 투수 앞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1사 3루가 되자 류중일 감독은 다시 대타 카드를 썼다. 베테랑 정근우였다. 1사 3루에 희생플라이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정근우도 초구부터 방망이를 내 외야 우측으로 타구를 날렸다. 한동민이 시야에 뭔가가 가렸는지 공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끝내기 안타로 기록했다. 잡았어도 3루 주자 오지환이 들어올 수 있는 타구였다.

정근우의 노림수가 빛을 발했다. 정근우는 경기 후 “(뒷타자) 이천우의 타격감이 좋아 여기가 승부처라고 생각했다”면서 “직구 스피드가 느린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앞에서 치며 외야 플라이를 친다고 생각했다”고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린 이유를 설명했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올 것이라 생각한 베테랑의 노림수였다.

정근우도 앞서 번트를 성공시킨 이성우를 칭찬했다. 정근우는 “대타가 다 긴장되기는 하지만 번트를 대는 사람이 더 긴장할 것 같다. 정확히 대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면서 “(앞에서 번트를 잘 대는 것을 보고) 잘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끝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면 SK는 같은 상황에서 도망갈 기회를 잃었다. 2-2로 맞선 8회 1사 3루였다. 1사 후 정진기가 볼넷을 골랐고, 오준혁 타석 때 폭투가 나오자 3루까지 내달렸다. SK는 곧바로 김강민을 대타로 냈으나 김강민은 삼진을 당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최정도 삼진으로 물러나며 도망갈 기회를 놓쳤다. 만약 여기서 1점을 뽑았다면, 9회에는 김주온이 아닌 마무리 하재훈이 올라올 타이밍이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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