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대전 KIA전 승리 후 세리머니하는 한화 선수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뻔뻔'하게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1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장민재의 7이닝 1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4-1로 이겼다. 8일 고척 키움전부터 5연패에 빠져 있던 한화는 이날 승리로 7일 인천 SK전 이후 일주일 만에 기쁨을 맛봤다.

긴 연패였다. 과정이 좋지 않았기에 더욱 뼈아픈 5연패 늪이었다. 한화는 8일 경기에서 7회 3-3 동점을 만들고도 바로 홈런을 맞아 3-5로 패했고 그 뒤로 4경기는 모두 역전패였다. 계속 경기 후반에 뒤집히면서 1패 이상의 타격을 입는 경기가 늘어났고,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선수들의 표정도 계속 굳어갔다.

선수들의 처진 분위기가 장기화되기 전 한용덕 한화 감독이 나섰다. 한 감독은 14일 훈련을 자율로 바꾼 뒤 오후 3시 10분 라커룸에서 선수단 미팅을 열었다. 한 감독은 자비로 커피를 돌리며 선수들에게 "자식들이 고개를 숙이고, 기죽어있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속상한 것이 이치다. 모두 열심히 해주고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행동하자"고 말했다. 

지금 당장 1패가 문제가 아니라 선수단에 퍼질 '패배의식'을 끊어내기 위한 한 감독의 당부였다. 장민재는 "감독님이 실수해도 기죽지 말라고, 더 뻔뻔하게 야구하자고 이야기하셨다"고 밝혔다.

주문이 먹힌 걸까. 한화는 이날 1회부터 상대 선발 드류 가뇽을 공략해 4점을 뽑았다. 한화가 한 이닝에 3점 넘게 낸 것은 7일 SK전 6회(6득점) 이후 처음이었다. 그리고 장민재가 7회까지 무4사구 1실점으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면서 KIA에 반격의 틈을 주지 않았다. 8회 김진영은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고 한화는 팀 홀드 0의 굴욕에서도 벗어났다.

여전히 한화의 시즌 초반 행보는 수월하지 않다. 당장 주말 시리즈는 최근 가장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롯데다.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에서 빠진 투수 채드 벨은 언제 등판이 가능한지 날짜가 잡히지 않았다. 워윅 서폴드와 국내 투수진으로 마운드를 꾸려야 한다. 그러나 장민재는 "우리 팀 전력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 초반인 만큼 서로 도우면서 집중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한 감독은 개막 당시 한화의 10위를 예상한 ESPN의 KBO리그 평가에 대해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 같다. 오히려 10위를 예상받는 팀은 도전자기 때문에 무서울 것이 없다"며 선수들에게 예상을 뒤엎을 '도전자 정신'을 기대했다. 한 감독이 이끄는 한화가 연패 탈출을 계기로 분위기 전환에 다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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