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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잔인한 4월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극장가가 주저앉은 지난달 영화관객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4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체 관객수는 97만 명으로 채 100만 명에 이르지 못했다. 이는 전년 같은 달 대비 무려 1237만 명(92.7%)이 감소한 결과로, 2004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이 기간 한국영화 관객은 14만명, 외국영화 관객수는 83만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처. 4월 영화관 전체 매출액은 75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057억 원(93.4%) 급감했다.

거의 모든 부문에서 관객수 역대 '최저' 기록 경신됐다. 지난 4월 7일은 전체 관객수가 1만5429명으로, 2004년 이후 가장 적은 관객이 극장을 찾은 날로 기록됐다. 주말 관객수로는 4월 10~12일이 9만8700명으로 역대 최저 기록을 썼다.

코로나로 위축된 관객 심리에 더해 '볼만한 영화'가 줄어든 점도 관객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영화는 물론 4월 개봉하려던 '007 노 타임 투 다이', '블랙 위도우' 등 대형 외화들도 개봉을 연달아 연기했는데, 이와 함께 지난 10년간 마블 히어로물이 봄에 개봉하면서 형성됐던 '봄 시즌=마블 시즌' 공식도 깨졌다. 다만 4월 말 기획전 형태로 '어벤져스' 시리즈 등이 개봉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줬다.

4월의 최고 흥행작은 11만 명을 동원한 1차대전 전쟁물 '1917'(누적 82만5000명)이었다. 개봉 예정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면서 2월 19일 개봉한 영화가 정상을 차지했다. 2위는 지난 3월 25일 개봉한 '라라랜드'로 7만6000명(누적 10만1000명)을 모았다. 한국영화로는 저예산 스릴러 '서치 아웃'이 3만4000명으로 5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한편 올해 1~4월 전체 관객수는 2702만 명으로, 지난해 대비 6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역대 최다 2억2000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계엔 이대로라면 1억 관객도 위험하다는 위기감이 가득하다. 

다만 부처님 오신 날인 4월 30일 10만6955명의 관객이 들어 47일 만에 처음 10만 명을 넘는 등 극장이 4월말~5월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녹치 않다. 이달 초 용인 66번 확진자 발생 이후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극장가의 해빙기는 미뤄졌다. 5월 개봉 예정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면서 남은 개봉작은 '나는 보리', '안녕, 미누', '초미의 관심사' 등 중소규모 작품 뿐이다. 

극장가는 여름의 초입인 6월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침입자', '결백', '프랑스 여자' 등이 6월로 개봉을 연기했고, '사라진 시간'을 비롯해 '소리꾼', '야구소녀' 등이 6월 관객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영진위 역시 133만 장의 '600원 할인권' 배포를 5월에서 6월 초로 연기하며 극장가의 불씨를 살리려 애쓰는 중이다. 더욱이 6월 극장가가 정상화 길목에 들어야 7~8월 '반도' '영웅' 승리호' '모가디슈' 등 스타와 자본이 더해진 여름 텐트폴 영화들이 예정대로 개봉하며 영화계에 불을 지필 수 있다. 극장의 봄이 6월에는 올 것인지 주목된다.

▲ 영화 '침입자', '결백', '사라진 시간'.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키다리이엔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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