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한소희, 심은우, 채국희(왼쪽부터). 제공ㅣJTBC '부부의 세계'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JTBC '부부의 세계'(연출 모완일, 극본 주현)가 웰메이드 드라마의 진가를 증명했다. 빈틈없는 연출, 연기, 대본으로 '막장 불륜' 소재를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그렸고, 신예부터 중년까지 한 명도 놓치지 않고 '스타 배우'로 만들어 냈다. 

◆한소희·심은우·이학주, 신예들의 활약

17일 종영한 '부부의 세계' 여운이 아련하게 서린 가운데, 한소희, 심은우, 이학주 존재감만큼은 깊고 뚜렷하게 각인돼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첫 방송 당시만 해도,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신인이었던 터다.

▲ '부부의 세계' 여다경 역할의 배우 한소희. 제공lJTBC

'부부의 세계' 가장 큰 수확은 한소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륜녀' 역할에도 화려한 비주얼과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스타일 아이콘'으로 급 부상했고, 과거 사진이 이제 와 때아닌 화제를 모으는 등 '대세 스타'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한소희는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은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극 중 역할인 여다경의 초조하고 불안한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려, 유부남을 사랑한 부잣집 아가씨를 설득력 있게 만들었다. 또한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탄탄하게 표현, 극의 몰입도를 더해 호평을 받고 있다.

▲ '부부의 세계' 민현서 역할의 배우 심은우. 제공lJTBC

민현서 역할의 심은우도 '부부의 세계'로 대중의 눈도장을 받아, 차세대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데이트 폭력 피해를 알고도 무시한 지선우(김희애)에게 원망의 눈길을 보내는 그의 첫 등장은 그야말로 강렬했다. 이후 민현서와 지선우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성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심은우는 대선배 김희애와 남다른 '케미'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심은우는 데이트폭력을 일삼는 남자친구에게 도망치고 싶으면서도 그런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의사를 동경하면서도 딱하게 여기는, 복잡다단한 감정선을 힘 있게 묘사했다. 그것도 큰 동작이나 대사 없이, 눈빛과 대사 톤 등으로 세밀한 심리를 표현, '부부의 세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 '부부의 세계' 박인규 역할의 배우 이학주. 제공lJTBC

이학주는 소름 돋는 존재감으로 극강의 흡입력을 입증했다. 집착과 의존을 사랑이라 착각해 데이트폭력을 가하는 박인규 역할을 맡아, 이태오(박해준)와 여다경(한소희) 불륜만큼이나 시청자들의 화를 돋구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이학주의 '거센 연기력' 때문이었을까. 그의 역할 박인규는 원작 BBC '닥터 포스터'보다 더욱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특히 고산역 박인규 사망 사건은 원작과 다른 전개로 '부부의 세계'가 새로운 반전을 맞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처럼 '부부의 세계' 박인규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이학주는 JTBC '야식남녀'로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특히 차기작에서는 주연 배우로 거듭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채국희·이무생·김영민, '신스틸러' 중년 배우의 재발견

중년 배우들의 '연기 내공'은 '부부의 세계' 전개를 더더욱 휘몰아치게 했다. 배우 채국희, 이무생, 김영민, 이들은 그간 낯설다는 인상이 강했지만, '부부의 세계'에서 제대로 시청자들을 자극해 오랜 기간 다져온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 '부부의 세계' 설명숙 역할의 배우 채국희. 제공lJTBC

채국희는 이태오의 동창이자 지선우의 직장 동료 설명숙을 연기했다. 설명숙은 이태오와 지선우 사이에서 애매한 행동으로 "이제부터 행동 똑바로 해!"라는 지선우의 일침은 물론,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인물이다. 이처럼 설명숙이 얄미운 '밉상 박쥐'로 자리 잡기에는 채국희의 맛깔나는 연기가 있었다.

▲ '부부의 세계' 김윤기 역할의 배우 이무생. 제공lJTBC

'부부의 세계' 또 다른 박쥐, 이무생도 적군인지 아군인지 모를 김윤기 역할을 맡았다. 이무생은 알 수 없는 표정과 모호한 눈빛으로 '지선우편 인듯, 아닌, 같은' 김윤기를 그려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원작에는 없는 인물로 극의 예측 불가한 재미를 더했다.

▲ '부부의 세계' 손제혁 역할의 배우 김영민(왼쪽), 지선우 역할의 배우 김희애. 제공lJTBC

김영민은 tvN '사랑의 불시착' 종영 한 달도 채 안 돼서 '부부의 세계'에 출연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작품 몰입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는데, 전작도 워낙 인기 드라마였고 해당 작품에서 김영민 역할도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영민은 '북한 귀때기'를 깨끗하게 지우고, 친구 아내와 외도하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완벽 변신, 몰입도 걱정을 단번에 일축시켰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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