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타일러 모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아내를 신경 쓰느라 집중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키움 히어로즈는 16일 LG 트윈스와 더블헤더를 앞두고 외국인 타자 타일러 모터(31)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하루에 2경기를 치러야 하는 빡빡한 일정인데도 외국인 타자를 전력에서 제외했다. 올 시즌 KBO리그 최저 연봉(30만 달러) 외국인 선수 모터의 현주소다. 

손혁 키움 감독은 모터를 2군으로 내려보낸 배경으로 가정 문제를 이야기했다. 손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모터는 지난 12일 아내가 한국으로 입국한 뒤로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정부가 정한 지침에 따라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데, 아내가 자가 격리 환경이 좋지 않다고 모터에게 계속 연락을 해왔다. 모터의 아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SNS에 자가격리 환경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손 감독은 "이해한다"는 반응이었다. 누구라도 가족이 힘들어하면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손 감독은 "아내가 지금 시차도 아직 적응하고 있을 테고, 자가격리 환경이 좋지 않다고 연락을 하니까 신경이 쓰일 것이다. 모터가 집중하기 어려워 보였다. 복합적으로 힘들어 보여서 조금 쉬면서 아내와 대화도 나누고, 본인도 2군에서 열흘 정도 여유 있게 경기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코치진과 같이 (말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프로답지 못하다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렵다. 모터는 올해 KBO리그 무대가 처음인 새내기다. 몸값이 말해주듯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 많은 선수다. 악착같이 야구에 전념해도 모자랄 시기에 야구 외적인 문제로 팀 전력 운영에 어려움을 줬다. 

그렇다고 그라운드에서 확실히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모터는 연습 경기에서는 6경기 타율 0.143(14타수 2안타) 1타점에 그쳤고, 정규시즌은 8경기 타율 0.111(27타수, 3안타), 출루율 0.138, 장타율 0.222, 1홈런, 3타점에 머물렀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두 낙제점이다.

결국 자기 관리의 문제다. 손 감독과 코치진이 배려 차원의 엔트리 말소 결정을 내리기 전에 모터 본인이 가정과 직장에서 중심을 잡아야 했다. 

구단은 일단 모터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외국인 선수 시장 전망이 어느 해보다 어둡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구단이든 쉽게 교체를 선택하기 힘든 환경이다.  
손 감독은 모터가 안정을 찾고 돌아올 때까지 엔트리에 빈자리는 포수 주효상으로 채우기로 했다. 이지영, 박동원, 주효상까지 3인 포수 체제로 가면서 필요에 따라 이지영과 박동원은 지명타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손 감독은 내야 운영 계획과 관련해서는 "(김)혜성이가 유격수, 2루수, 3루수가 다 되고, (김)주형이도 멀티가 된다. (박)병호도 1루수, 3루수가 다 된다. (3루수) 전병우와 김주형에게는 오히려 기회다. 두 선수가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통 기회는 그런 식으로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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