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 마지막 회에서는 이태오(박해준)와 지선우(김희애)가 다시 결합하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재결합으로 다시 인연을 이어가려던 고예림(박선영)과 손제혁(김영민)은 결국 이별하고 말았다.

여다경(한소희)에게 버림 받은 이태오는 고산을 떠나고, 지선우와 이준영(전진서)는 고산에 남아 예전의 일상을 되찾아갔다. 이태오에게 상처를 받은 이준영은 휴대전화 사진첩에 담긴 이태오와 사진을 모두 삭제하는 등 아빠를 잊기로 했다. 이준영은 윤노을(신수연)과도 잘 어울리고, 학원에도 다시 나가려는 등 고산 생활에 다시 적응해나갔다. 

그러나 이태오는 지선우와 이준영을 떠나지 못했다. 두 사람 주위를 맴돌며 다시 돌아가기를 바랐다. 손제혁이 이태오를 단골 바에서 목격하고, 지선우의 병원 사람은 포장마차에서 이태오를 목격한다. 지선우 역시 이태오가 자신의 곁을 맴도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결국 자신이 찢어서 버렸던 이태오와 리마인드 웨딩 사진이 테이프로 붙여져서 되돌아왔고, 이를 본 이준영은 지선우에게 "이태오를 궁금해하지도 말고, 전화도 하지 말라"고 강경하게 말을 한다.

그 사이 이태오는 이준영에게 "내가 너만한 나이 때 아빠가 집을 나가서 다신 안돌아왔어, 죽을때까지. 넌 나처럼 만들기 싫었다. 곁에 두고 싶었다. 떨어져 있으면 버림 받았다고 생각할 테니. 난 한순간도 널 버린 적 없다"며 매달린다.

이준영이 무사한 모습에 안도한 지선우는 약속대로 밥을 먹자며 레스토랑을 찾는다. 거기서 지선우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안부를 묻자 이태오는 눈물을 쏟아낸다. 이태오는 이 틈을 이용해 "다시 결합해서 잘 살아보자. 나도 널 용서할 테니, 너도 날 용서하라"고 말한다. 이준영은 "이제와서 그런 소리하면 뭘해. 아빠가 다 망쳤으면서"라고 핀잔을 준다. 

지선우는 다시 이태오에게 "준영이랑 마지막 일지 모르는데, 이렇게 끝내고 싶어? 제발 준영이를 위해서라도 부끄럽게 살지마. 그게 당신이 준영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야"라고 마지막 인사의 기회를 주려고 한다. 이에 이태오는 "준영아, 넌 아빠처럼 살지마. 니 곁에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이야,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걸 잊어버리면 아빠처럼 멍청한 짓을 하게 돼. 널 제일 아껴주고 지켜주는 사람을 잊어버리면 모든 걸 잃는다는거 명심하고. 아빠는 잊어버리고 살아. 다시는 안 나타날게. 이 진짜 마지막이다"라고 인사한다.

레스토랑을 나선 후 이태오가 대형 화물차에 치일 뻔 하는 순간을 맞았고, 지선우는 이태오가 걱정돼 다가갔다. 이태오는 다행히 무사했고, 이태오를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나오는 모습을 본 이준영은 크게 실망해 가출을 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고, 이태오와 지선우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이태오는 영화사를 돌아다니며 시나리오를 돌리는 등 영화 감독으로 재기를 꿈꿨다. 지선우는 가정사랑병원에 복귀해 의사로서 업무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준영이 1년째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지선우는 1년간 가출청소년들을 정기 후원하며 이준영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묵묵히 일상을 지켜가면서 이준영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지선우의 집으로 결국 이준영이 돌아오고, 지선우는 환한 미소로 그를 맞았다.

고예림은 "자꾸 당신이 의심되고, 불안하고, 아무리 애를 써도 자꾸 생각이 나. 용서가 안되는 거야. 차라리 당신이 미웟으면 좋겠어. 사랑하니까, 사랑하는게 확실하니까 내 마음이 점점 더 지옥이야. 나 계속 이러면 어떡해. 결국 용서 못하고 가슴에 맺혀서 한 평생 이렇게 당신 괴롭히면 어떡해"라며 오열한다. 결국 고예림은 카페를 차리면서 홀로 살아가지만, 손제혁은 다른 여자를 만나 아이도 낳고 살아갔다.

여다경(한소희)은 자신의 꿈을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어느 남자가 커피를 사주며 호의를 베풀자, 책을 챙겨 도서관을 나서는 등 단호한 모습이었다.

증오로 가득 찼던 지선우도 많이 내려놓는 모습이었다. "니는 어떤 선택을 해야했을까. 선택할 게 있긴 한걸까. 잘못을 되돌릴 기회가 한 번은 있었을까. 그동안 매달렸던 것들은 모두가 하찮은 것들에 지나지 않았다. 깨달은 뒤엔 모든 게 늦어버린 뒤였다"고 독백했다.

그리고 "아무리 애를 써도 용서란 말을 입에 올릴 수는 없을 것 같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건 누군갈 단죄하는 것만큼 오만한 일"이라며 자신을 다잡았다. 그리고 또 말한다. 

"부부간의 일이란 결국 일방적인 가해자도, 완전무결한 피해자도 성립할 수 없는게 아닐까.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아프게 곱씹으면서, 또한 그 아픔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매일을 견디다보면 어쩌면 구원처럼 찾아와줄지도 모르지. 내가 나를 용서해도 되는 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