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정후(왼쪽)와 손혁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안타의 기준이 '정타'였다면 키움은 16일 더블헤더 1, 2경기를 전부 내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야구규칙에 안타는 어디까지나 "타자가 친 타구가 페어지역에 떨어진 뒤 수비수의 실책 없이 1루에 도착한 경우"로 정해져 있다.

키움은 불운했다. 키움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더블헤더 2경기에서 3-0 리드를 잃고 3-5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 만회할 기회가 있었다.

박동원의 땅볼은 3루수 구본혁이 쓰러지면서 잡아냈다. 다음 타자 김규민의 타구도 중견수 쪽으로 시원하게 날아갔다. 제대로 맞은 타구들이 나왔지만 전광판에는 아웃만 2개가 올라갔다.

키움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기어코 기회를 만들었다. 이택근이 친 타구가 2루수 정근우의 빈자리로 빠르게 굴러가며 안타가 됐다. 정근우가 2루 쪽으로 움직인 것이 키움에 행운으로 작용했다. 이어서 김혜성의 좌전안타, 박준태의 몸에 맞는 공이 나와 2사 만루.

타석에는 서건창이 들어왔다. 풀카운트에서 강한 스윙으로 공을 띄웠다. 그런데 타구는 우익수 채은성 정면으로 향했다. 2사 만루가 무색하게 경기 종료. LG 류중일 감독은 17일 브리핑에서 "사실 빠지는 줄 알았다"며 "잘 맞은 타구"라고 인정했다.

16일 2경기뿐만 아니라 1경기에서도 LG의 철벽 수비에 좋은 타구들이 막힌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손혁 감독은 아쉽기는 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다. 타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 키움 손혁 감독. ⓒ 곽혜미 기자
그는 "늘 투수들은 빗맞은 타구를 만들면 할 일은 다 한 거로 생각하고, 투수들에게도 그렇게 말한다. 반대로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가 잡힌 것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타구 질이 좋았으면 그걸로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 좋은 쪽으로만 생각해야 한다. 빗맞은 피안타, 정타가 잡히는 것 모두 선수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바빕신(BABIP神, 인플레이 타구 타율+신)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손혁 감독은 언젠가 그 신이 키움을 향해 웃어주리라 기대했다.

그리고 그날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17일 잠실 LG전에서 키움은 장단 17안타를 터트렸다. 개막 후 1경기 최다 안타였다. 이날 키움 타자들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무려 0.452에 달했다. 

6타수 3안타로 시즌 첫 멀티히트 경기를 치른 김하성은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시즌이 끝나봐야 안다, 나중에 제자리 찾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6일 0.670까지 떨어졌던 키움의 OPS는 17일 경기 후 0.725로 '정상화'됐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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