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연패 수렁에 빠지며 시즌을 1승10패로 시작한 SK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지난해 88승을 거뒀던 팀이 1년 만에 불명예스러운 연패 기록을 썼다. 초반 성적은 창단 팀에서나 보던 당혹스러운 승률이다.

SK는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5-11로 크게 졌다. 시작부터 모든 것이 꼬여 있었던 경기였다. 당초 이날 선발로 등판할 예정인 선수는 외국인 선수 닉 킹엄. 그러나 킹엄이 가벼운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허겁지겁 백승건을 2군에서 불러 올렸으나 예상대로 NC 강타선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무기력을 이어 가고 있는 타선도 2회 2득점이 사실상 끝이었다. 2-11로 뒤진 9회 3득점은 별다른 위안이 되지 못했다. 

이로써 SK는 5월 7일 인천 한화전부터 이날까지 9연패 수렁에 빠졌다. 전체 성적도 1승10패로, 올 시즌 가장 먼저 10패를 안은 팀이 됐다. SK의 지난해 성적, 그리고 가지고 있는 객관적인 전력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난조다.

시즌을 1승10패로 이하로 시작한 경우는 KBO리그 역사에도 7번밖에 없었다. SK가 8번째 사례가 됐다. 가장 근래로는 2018년 롯데가 1승10패로 시작해 최종 순위는 7위로 마쳤다. 그 이전에는 2015년 kt가 개막 10연패를 기록했는데, 당시 kt는 막 1군에 뛰어든 신생 구단이었다. 2013년이 1군 첫 시즌이었던 NC도 첫 11경기 성적은 3승8패로 올해 SK보다 낫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한 SK다. 여기에 개막 3경기 만에 주전 포수 이재원이 손가락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부상 악령은 계속 번졌다. 채태인이 스윙을 하다, 고종욱이 수비를 하다 모두 부상을 당해 당분간은 경기 출전이 어렵다. 외국인 에이스로 뽑혔던 킹엄까지 이탈한 SK는 문자 그대로 ‘표류’하고 있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더그아웃 분위기도 차갑게 가라앉았고, 전체적인 선수들의 부진 속에 벤치도 분위기를 돌려놓을 만한 카드가 죄다 실패하고 있다. 보통 이런 경우 혼자의 힘으로 연패를 끊는 영웅적인 활약을 하는 선수가 나올 법도 하지만, SK도 그런 것도 없다. 그나마 16일 경기에서 선발 김태훈이 7이닝 무실점 역투하며 영웅이 되는 가 했지만, 불펜과 타선 부진으로 빛이 바랬다.

염경엽 SK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기다리고 있지만, 타격에서는 핵심인 최정이 1할대 타율에 머무는 등 좀처럼 불이 붙지 않는다. 한동민 정진기 정도만 분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연결력이 떨어지고, 득점권 타율이 최악으로 떨어지는 등 팀 타선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지난해 초반에는 작전야구로 타격 부진을 만회했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수가 없다.

SK가 9연패를 기록한 것은 2016년 시즌 막판 이후 처음이다. 당시 9월 10일 대전 한화전부터 9월 23일 수원 kt전까지 9연패를 기록했다. 당시 포스트시즌 진출 싸움을 벌이고 있었던 SK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막판 9연패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김용희 감독도 재계약의 마지막 기회가 9연패와 함께 날아갔다. SK의 구단 최장 연패는 창단 첫 해인 2000년 기록한 11연패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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