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로베르토 라모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1루 수비를 할 때 누군가 출루하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먼저 말을 건넨다. 상대 팀 투수의 공이 높게 들어오자 '낮게 제구해' 라고 손짓한다. 2루타를 치더니 옆에 있던 내야수의 사인을 따라 한다.

KBO리그 데뷔 후 11경기 동안 LG 로베르토 라모스가 보여준 '인싸력'이 이 정도다. 멕시코에서 한국으로 올 때 기대했던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안에 있는 '흥'은 숨기지 못하고 있다.

개막 전부터 남달랐다.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김재환이 출루하자 대화를 시도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묻자 라모스는 "베이스볼 토크"라고 웃으며 답했다. 지금도 누구든 1루를 밟으면 라모스와 인사를 나눠야 한다.

16일 키움전에서는 2루에서 유격수 김하성의 사인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복사하듯 따라했다. 김하성은 황당한 듯 글러브로 입을 가리고 웃더니, 다음 사인을 보낼 때는 아예 라모스를 바라봤다. 라모스도 웃음으로 답했다.

사인을 뺏긴(?) 김하성은 17일 "야구가 잘 되니까 그런 것 같다"며 웃더니 "처음 보는데 성격이 좋더라"고 했다. 1994년 12월생인 라모스와 1995년 10월생 김하성은 1살 차이다. 손혁 감독은 "그런 일이 있었나. 못 봤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런 라모스의 돌발행동들을 지켜봤을 류중일 감독은 "경기에 지장이 없으면 상관없다"는 태도다. 그는 "굳이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열심히 하려고 하고 성격도 쾌활하고 좋다. 홈런도 쳐주니 더욱 좋다"고 말했다.

단 '선'은 넘지 말자고 했다. 류중일 감독은 "출루해서 손짓하는 것은 사인을 훔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