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의 세계'의 이무생. ⓒ김현록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신기록에 신기록을 거듭하며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지난 16일 마지막회는 무려 28.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로 역대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뜨거운 인기의 화제작답게 이를 통해 발굴된 스타들도 여럿이다.

따스하고 배려심 많은 정신과의사 김윤기를 연기한 배우 이무생(40)은 그 대표격. 지난해 '봄밤', '60일, 지정생존자'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과 매력을 과시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부부의 세계'에 이르러 누구라도 품을 수 있을 것처럼 속 깊고 따뜻한 남자 김윤기를 연기하며 '불혹의 전성기'를 맞았다. 멋지고 신사다운 그를 가리켜 '이무생로랑'이란 별명까지 생겼다.

"참 감사한 일이에요. (인터뷰를 하는) 지금 실감이 나요. 아직도 좀 어벙벙합니다. 한순간 한순간을 곱씹으면서 살고 있어요. 인터뷰가 끝나고 1주일이 지나야 감이 오지 않을까 해요.

'이무생로랑'이요? 들어서 알고 있어요. 너무 감사한 별명이라서…. 재미있죠? 어떻게 그런 별명을 지으셨는지 그 분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 '부부의 세계' 이무생. 제공|JTBC스튜디오

'부부의 세계'와의 인연은 그의 전작을 눈여겨 본 모완일 PD의 연락을 통해서 시작됐다. 감독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정말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이무생은 그 자리에서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그렇게 '부부의 세계' 김윤기가 됐다.

이혼의 아픔을 지닌 정신과의사인 김윤기는 매사 이성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배려심 깊고 다정다감한 인물이다. 동병상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지선우(김희애)는 물론이거니와 부모의 이혼으로 고통받는 지선우의 아들 준영(전진서)까지 살피면서 멋진 남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무생은 "(BBC드라마 '닥터 포스터) 원작을 보지 않았다. (김윤기는) 오리지널 캐릭터이기도 하고 그렇기에 보는 것이 도움이 안 되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본에 더 충실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불륜남편 이태오(박해준)와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기도 해 개인적인 해석이 조심스러웠고, 그만큼 대본에 충실하게 인물을 해석하고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 출처|JTBC '부부의 세계'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김윤기는 지선우에게 첫 눈에 반했다. 이유없이 그저 그녀에게 마음을 뺐겼다고 생각하며, 이무생은 김윤기를 그렸다. 김윤기의 헌신과 보살팜도 그렇기에 이유가 없고 그저 따뜻했다.

"왜 김윤기는 지선우에게 반했을까. 이유가 없어요. 저는 첫눈에 반한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을 때, 우연히 마주친 그 순간에 '부원장님 같은데' 하면서 '맞을거야' 했다가 처음 소개받을 때 '그 분이구나' 그렇게 시작됐을 거예요. 저는 그저 첫 눈에 마음을 뺐겼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무생은 "일단 김윤기라는 캐릭터는 한 여자를 위해서 조력자 내지는 그에게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며 "그런데 극이 시작될수록 다른 사건을 겪으면서 또 다른 느낌으로성장하면서 지선우를 끝까지 지킨다. 배우라면 한 번 해볼만한 캐릭터였다"고 배우로서 김윤기 캐릭터를 평가했다. 또 "직업에서 오는 이성적인 면과 온화함이 있어야 했다"며 "극중에서도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어야 했다. 거기에서 제가 지선우를 보듬어주거나 좋은 이야기를 해준다"고 설명했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쉬어가는 타임이 필요한데 더구나 정신과 의사라 귀엽게 봐주신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다. 취소하겠다. 귀엽게가 아니라 이… 따뜻하게 바라봐 주셔서…."(웃음)

▲ '부부의 세계'의 이무생. ⓒ김현록 기자
다만 '자연인 이무생'으로 보기에 드라마 속 김윤기는 자신과 2% 달랐단다. 스스로 말하기 민망하다는 이무생은 "그런 면이 제게 전혀 없다고는 못한다"면서도 "김윤기만큼 이성적이거나 참을성이 많다고는 못한다. 그러려고 하지만 2% 부족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 여자를 바라보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서 놓치지 않고 적시적소에 나타나 주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한 여자를 정말 사랑하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보다도 일단 부지런해야 합니다.(웃음) 이성적이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정말 부지런한 사람잖아요. 이성적인 사람과 이성적이려고 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걸 김윤기를 통해 느낍니다."

그는 "2년이라는 시간을 지선우를 곁에서 바라보고 끝까지 선을 넘지 않고 바라본다. 제 상황이라면 참다참다 시원하게 고백이라도 해봐야지 했을 것 같다"며 "만약 그랬다면 다행히 잘 돼서 만남을 가질 수 있겠지만 헤어지고 다시 서울로 올라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웃음지었다.

김희애와의 만남을 빼놓을 수 없다. 이무생은 "김희애 선배님은 전부터 팬이었다. 이번에 함께 하게 돼 너무 영광이었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현장에) 갔더니 이미 지선우가 되어 있으신 거다. 저 역시도 몰입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현장에서 웃으시면서 대하시는 걸 봤을 때 '이 작품 하길 정말 잘했구나' 할 정도였다"며 김희애를 두고 "천사셨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김희애 선배님의 조언이요? 선배님은 오히려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어다. 사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셨겠어요. 하지만 저를 온전한 김윤기로 바라봐 주신 것 같아서, 그 마음이 느껴져서 더 감사한 마음입니다."

극중에선 그렇게 지선우에게 헌신적이었는데, 따져보면 키스는 고사하고 포옹 한 번 한 적이 없었다. 공개된 메이킹 영상에는 촬영이 모두 끝난 뒤 이런 이무생을 김희애가 안아주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무생은 "촬영이 끝나고 안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마지막에 청했고, 다행히 응해주셨다. 감사합니다 선배님"이라고 웃음지었다.

▲ '부부의 세계' 이무생. 제공|JTBC스튜디오
'부부의 세계'는 '시청자' 이무생에게도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1~6부 대본을 미리 보며 쉼없이 달리는 이야기에 "'와 잘되겠다'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는 게 그의 솔직한 고백. 애증의 관계였던 '전 부부' 지선우 이태오가 다시 만나는 장면은 이무생에게도 충격이었다.

"아 이게 부부의 세계구나, 무 자르듯 자를 수 없는, 그 지점이 저럴 수 있구나. 저는 경험해보지 못했구나 '이럴 수도 있겠구나'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게 있었어요. 대본 보면서도 그랬는데 (완성된 화면으로) 보니까 또 다르더라고요. 보는 것과 다른 배우의 힘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현장에서 배우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죠. '부부의 세계'가 더 현실같다. 이게 현실이지. 이보다 더한 일도 있을수 있든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배우 입장에서 더 현실감을 가지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각자 부부의 세계가 있을 거예요. 이걸 봄으로서 저런 상황이 있으니까 '나는 괜찮구나' '살만하구나'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아내와 슬하에 1남1녀를 둔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한 김윤기는 "집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서로 조심조심했다"고 강조해 웃음을 안겼다. 김윤기의 '부부의 세계'는 어떠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이랬다.

"평탄하게, 너무나 평탄하게 잘 살고 있어요."

▲ '부부의 세계'의 이무생. ⓒ김현록 기자
믿음직한 배우에 이어서 매력적인 배우, 그리고 멜로도 되는 배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무생. 그는 "이번 작품으로 로맨스를 하는 배우 이무생을 봐주신 것 같아서 더 감사하다"며 "그런 만큼 지선우와 관계에 대해서 좀 더 파고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신경정신과 의사로서 이성을 잃지 않는 지점을 찾는 게 저에게는 재미였던 것 같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그리고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로 사랑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무생에게 '부부의 세계'란? 물어보실 것 같아서 생각해봤거든요. 그런데 한가지 생각만 들지는 않더라. 딱 떨어지는 한 문장, 한 장면, 단어로는 안 되더라.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더라고요.

'불혹의 전성기'요? 감사드리죠. 작년에 가졌던 인생을 걸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여기에 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또 다른 감정이 드네요. 그런 것들이 다 모여서 제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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