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를 상대로 5이닝 10실점을 기록한 데이비드 뷰캐넌.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끈질기다. 떨쳐내기 어려운 '공포'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잔혹사가 다시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 외국인 선발투수 뷰캐넌이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0피안타(3피홈런) 4볼넷 1탈삼진 10실점으로 무너졌다.

뷰캐넌은 1회부터 LG 타선을 상대로 버티지 못했다. 1번 이천웅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현수와 채은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로베르토 라모스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오지환에게도 홈런을 맞았다. 2회에는 이천웅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4회에는 4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3실점 했다.

이날 경기는 뷰캐넌이 시험대에 오른 경기였다. 지난 7일 NC 다이노스와 KBO 리그 데뷔전에서 뷰캐넌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6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주 자가격리 등으로 몸 만들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6이닝 투구는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뷰캐넌은 걱정을 보란 듯이 잠재우는 듯했다.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올 시즌 두 번째 등판을 했다. 뷰캐넌은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삼성 5-0 승리를 이끌었다. '대권'에 도전하는 우승 후보 키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삼성에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번주는 뷰캐넌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뷰캐넌은 19일 LG전, 오는 24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키움전과 같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삼성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첫 시험대부터 뷰캐넌은 무너졌다.

삼성에 악몽이 떠오를 법하다. 호투 뒤 난타. 지난해 삼성에서 뛴 외국인 선발투수 덱 맥과이어가 그랬다. 맥과이어는 힘겹게 시즌을 이어가던 가운데 시즌 6번째 등판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노히트노런 투구를 펼쳤다. 맥과이어가 KBO 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LG전에서 5이닝 6실점(5자책점)을 기록했다.
▲ 타일러 살라디노. ⓒ 삼성 라이온즈

뷰캐넌과 함께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 역시 잠잠하다. 시즌 성적 타율 0.148, 1홈런, 2타점. 2볼넷 11삼진이다. 몸쪽 낮은 공 스트라이크존에 손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결정구로 들어오는 변화구를 멀뚱히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스트라이크존에 의문을 품는 표정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살라디노 배트 적극성(투구 수 대비 헛스윙, 파울, 인플레이 타구 타격 빈도)32.8%다. 올 시즌 KBO 리그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부족한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다. 콘택트 능력에서도 70.5%로 NC 다이노스 애런 알테어에 이어 9위다. 볼카운트가 유리한 타격 기회에서 스윙율 3.9%로 가장 소극적이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삼성은 최근 몇년 동안 외국인 선수 영입에 성공하지 못했다. 타자에서는 다린 러프가 3년 동안 통산 타율 0.313 86홈런 350타점이란 기록을 남기며 활약했다. 그러나 투수 쪽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시즌 중반에 영입한 벤 라이블리 정도가 어느 정도 활약을 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믿을 수 있는 안정적인 에이스로 보기는 어렵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적응과 반등의 기회는 충분히 있다. 그러나 삼성의 외국인 선수 잔혹사 이야기가 스멀스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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