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전체가 투지를 선보인 끝에 10연패에서 탈출한 SK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SK는 19일 고척 키움전에서 패한 뒤 선수단 미팅을 통해 정신 무장을 새롭게 했다. 선수들은 “내일은 반드시 이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제는 자존심 문제였다. 구단 관계자는 “사생결단”이라는 표현을 썼다. 

만약 20일에도 패하면 구단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되는 상황이었다. SK의 최다 연패는 창단 첫 해인 2000년 기록한 11연패였다. 선수들의 절박함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는 양상이었다. 그런 SK는 19일 심야의 미팅에서 선수들끼리 약속한 것을 20일 경기에서 보여주며 드디어 연패에서 벗어났다.

SK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5-3으로 이기고 10연패에서 벗어났다. 시즌 두 번째 승리가 올라갔다. 10연패라는 충격적인 결과 속에 성적은 순위표에서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이지만, 일단 연패를 끊었다는 자체가 중요했다. 

과정도 괜찮았다. 우선 타자들은 경기 시작부터 키움 선발 이승호의 공을 침착하게 보며 최대한 많은 투구 수를 유도했다. 그리고 2사 후 득점에 여러 차례 성공하며 꺼져가던 불씨까지 살렸다.

0-1로 뒤진 2회에는 2사 1루에서 김창평이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으로 살아나간 게 컸다. 1,2루에서 김성현이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2-3으로 뒤진 6회에는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2득점, 경기를 뒤집었다. 4-3, 1점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고 있던 7회에는 2사 후 로맥의 좌중간 안타, 한동민의 볼넷으로 만든 기회를 남태혁이 적시타로 완결시키며 1점을 달아났다. 무기력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투수들도 힘을 냈다. 선발 박종훈은 이날 초반부터 이닝보다는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각오의 피칭을 했다.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5이닝을 3실점으로 비교적 잘 정리했다. 느린 퀵모션 탓에 도루를 5개나 내주는 등 악전고투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그간 부진했던 불펜도 혼신의 힘을 다해 리드를 지켰다. 6회 김정빈은 140㎞대 중반대의 빠른 공으로 키움 타선을 압박하며 승리의 다리를 놨고, 올 시즌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서진용은 구속을 바짝 끌어올리며 7·8회 2이닝을 막아내고 홀드를 챙겼다. 마무리 하재훈도 9회 이들의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는 피칭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한편으로는 그간 계속 문제가 됐던 수비도 이날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유격수 김성현과 2루수 김창평은 어려운 타구를 아웃카운트로 연결시키며 투수들을 도왔다. 외야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도루 5개를 내준 것은 아쉽지만, 어쨌든 주어진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하며 힘을 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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