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인 KIA 애런 브룩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린 애런 브룩스(29)는 왜 KIA가 그에게 큰 기대를 걸었는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전광판에는 154㎞라는 수치가 연신 찍혔다. 괴물 본색의 예고편이었을지 모른다. 

브룩스는 2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낚았다. 1회 1실점, 그리고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 다소 흔들린 것은 아쉬웠지만 적어도 브룩스의 매력은 확실하게 확인한 한 판이었다.

“올해 KBO리그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 중 구위와 스태미너는 최상위권일 것”이라는 전망은 충분히 증명했다. 백미는 4-1로 앞선 상태로 시작한 5회였다. 선두 정진기에게 홈런을 허용한 브룩스는 더 이상 실점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집중력을 바짝 끌어올렸다. 그리고 김창평 이홍구 정현을 모두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이는 SK의 추격 기세를 꺾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김창평 타석 때 투심패스트볼을 던지며 원하는대로 땅볼을 유도한 브룩스는 우타자인 이홍구 정현이 들어서자 거침없는 포심패스트볼 승부로 모두 삼진을 잡아냈다. 153㎞ 아니면 154㎞였다. SK 타자들의 방망이가 완전히 헛돌거나, 그냥 물끄러미 서 삼진을 당했다. 5회에는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150㎞까지 나오는 등 힘으로 상대를 찍어눌렀다.

이날까지 4경기를 마친 브룩스의 성적은 24⅔이닝 소화, 1승1패 평균자책점 3.28이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볼 수는 없다. 특히 피안타율이 0.313이다. 경기 양상에서는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스트라이크존 공략이 눈에 들어온다. 그 과정에서 볼넷은 적고, 피안타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브룩스가 이 사이의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당장의 관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평균 150㎞가 넘는 포심패스트볼, 그리고 평균 148㎞에 이르는 가공할 만한 투심패스트볼의 조합은 힘이 있다. 단순히 빠른 게 아니라 제구도 된다. 헛스윙은 물론 카운트도 잡을 수 있는 슬라이더도 일품이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떨어지는 공에 대한 콘택트율이 극도로 낮다는 점 또한 긍정적인 대목이다. KIA 구단 관계자는 “여름이 되면 구속은 더 올라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브룩스의 투구를 지켜본 한 구단 투수코치는 “요령까지 생기면 더 무서운 투수가 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힘으로 붙는 스타일이지만, KBO리그와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구종 및 코스 선택의 요령까지 겸비된다면 더 까다로운 투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것은 앞으로 브룩스의 발전 과정에 달린 이야기로 확신하기는 이르다. 다만 확실한 원석 하나가 KIA에 합류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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