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은 63구 역투에도 웃지 못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박치국(22)이 63구 역투에도 웃지 못했다. 

박치국은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간 시즌 6차전 1-2로 끌려가던 7회초 2사 후 마운드에 올랐다. 박치국은 3이닝 2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버텼지만, 뒤이어 나온 불펜진이 연장 11회초 대거 5점을 내줘 3-8로 패했다.

긴 이닝 동안 버텨줄 필요가 있었다. 필승조 이현승과 함덕주, 윤명준은 29일과 30일 롯데전에 모두 나서 확실히 경기를 뒤집은 상황이 아니면 마운드에 올리기 어려웠다. 박치국은 27일 잠실 SK전 등판 뒤 3일 동안 휴식을 취해 상대적으로 힘이 남은 상태였다. 

박치국은 전준우와 손아섭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다음 타자 이대호를 상대할 때 패스트볼로 2루 주자 전준우를 3루로 보냈고, 이대호에게 3루수 왼쪽 내야안타를 허용해 1-3으로 벌어졌다. 

고비는 있어도 무너지진 않았다. 8회초 2사 후 정보근과 신본기를 각각 볼넷과 사구로 내보냈지만, 민병헌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흐름을 끊었다. 박치국이 롯데가 달아나지 못하게 막아둔 덕에 두산은 8회말 박건우의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로 3-3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박치국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투구 수는 어느덧 55구까지 불어났다. 선발투수로 나섰던 2017년 5월 25일 잠실 LG전에서 기록한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 89개(4⅓이닝)에는 못 미쳤지만,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투구 수였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최다 투구 수는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기록한 40구였다.

3-3 팽팽한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박치국은 연장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안치홍과 마차도를 연달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한 뒤 한동희에게 좌익수 왼쪽 안타를 맞았다. 투구 수 63개. 두산은 마운드를 권혁으로 교체했고, 권혁은 김준태를 삼진으로 잡으며 마무리를 지었다. 

두산은 10회말 1사 후 김재환이 우익수 왼쪽 안타로 출루하며 끝내기 승리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다음 타자 오재원의 타구가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키를 넘겨 중견수 쪽으로 빠져나가는 듯했으나, 마차도가 뛰어올라 글러브를 끝까지 뻗어 직선타로 처리했다. 2루로 향하던 1루 주자 안권수(김재환 대주자)까지 포스아웃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 중계진은 "마차도가 정말 큰 수비를 해냈다"고 이야기했다. 

마차도의 호수비에 막힌 두산은 연장 11회초 와르르 무너졌다. 1사 후 민병헌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다음 전준우 타석에서 2루를 훔치며 두산을 흔들었다. 전준우가 볼넷을 얻고, 손아섭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1사 만루 위기. 권혁은 이형범에게 공을 넘겼다. 이형범은 이대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안치홍에게 좌익수 왼쪽 2타점 적시 2루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3-6으로 벌어지자 두산은 추격조 문대원을 마운드에 올렸고, 롯데는 마차도의 희생플라이와 한동희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뽑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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