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택트와 타격 집중력에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한화 이용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클래스는 살아있다. 8연패와 함께 최하위까지 추락한 한화지만, 이용규(35)의 분전은 분명히 반가운 요소다.

지난해 1·2군 무대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이용규는 올 시즌 한화 전력에 다시 돌아왔다. 무거운 주장 완장과 함께다. 단순히 1군 엔트리에 돌아온 것이 아닌, 핵심 전력으로서의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 한 명의 타자라도 더 필요한 한화의 상황에서는 그나마 위안이라고 할 만하다. 정은원과 상위타선을 이끌어갈 든든한 전력을 확보했다.

이용규는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0.302, 1홈런, 5타점, 4도루를 기록 중이다. 중간에 부상으로 잠시 빠져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으나 조만간 순위표에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타율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출루율이다. 이용규는 6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12개의 4사구를 얻어내 0.431의 고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다. 타율과 출루율은 계속 올라오는 흐름이다.

이용규는 1군 통산 타율이 0.302, 통산 출루율이 0.386에 이르는 리그의 대표 교타자다. 분명히 자신의 것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그러나 올해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기량은 인정하지만, 지난해 1년 공백이 변수라는 평가였다. 이용규는 지난해 구단 및 코칭스태프와 마찰로 1년을 쉬었다. 개인훈련을 충실히 하기는 했지만, 몸 상태와 실전 감각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을 넘기고 감각이 붙으면서 성적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타석에서의 끈질김 또한 여전하다. 이용규는 5월 19경기에서 타석당 4.60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개인적으로도 2014년 4.40개 이후 최고 수치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이 부문 1위는 조용호(kt)로 4.50개다. 4.20개를 넘기는 선수도 5명에 불과하다. 이용규의 장기를 실감할 수 있다.

2S 상황에서 여전히 집중력 있는 커트로 상대 투수의 진을 뺀다. 때로는 그 긴 승부 끝에 안타를 치거나 볼넷을 골라 상대 투수에 허탈감을 안기는 능력은 여전하다. 지난 주말 SK와 인천 3연전에서도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3경기에서 9번이나 출루했다. 삼진은 딱 하나였다. 헛스윙 비율 또한 4.3%로 오히려 개인 경력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콘택트와 눈이 건재하다는 지표다.

루상에서는 여전히 뛸 수 있는 주자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니 보이지 않는 효용성도 크다 할 수 있다. 이용규의 높은 출루율을 한화 중심타선에서 최대한 활용한다면, 시즌 초반의 타격 부진 또한 해갈될 가능성이 있다. 파란만장한 1년을 보낸 이용규가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선봉장이 될지 관심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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