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최고의 신성 카이 하베르츠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만 21세 생일을 며칠 앞둔 카이 하베르츠(20, 바이엘04 레버쿠젠)는 독일 축구계가 배출한 역대급 재능으로 손꼽힌다. 

코로나19로 멈춘 2019-20시즌 독일 분데스리가가 지난 5월 재개된 이후 치른 네 경기 중 세 경기에서 득점한 하베르츠는 분데스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만 20세의 나이에 35호골 고지에 도달했다.

레버쿠젠의 레전드이자, 현재 스포츠 디렉터를 맡고 있는 지몬 롤페스는 4일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와 화상전화로 가진 인터뷰에서 하베르츠가 "향후 10년을 지배할 선수"라고 극찬했다.

"계속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하지만, 하베르츠가 레버쿠젠을 떠나 더 큰 팀으로 향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2016-17시즌 리그 12위에 머물렀던 레버쿠젠의 부활은 하베르츠의 활약과 함께 시작됐다. 2017-18시즌 5위로 뛰어오른 것에 이어 2018-19시즌 4위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는데 가장 크게 공헌한 선수는 리그에서만 17골을 몰아친 어린 하베르츠의 활약에 기인한다.

하베르츠의 활약 속에 레버쿠젠은 2019-20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하베르츠는 26경기 출전 만에 11득점 5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 레버쿠젠을 떠날 가능성이 큰 하베르츠


◆ 제2의 발락? 제2의 카카? 제1의 하베르츠인 이유

패싱력과 득점력, 돌파력을 두루 갖춘 만능 공격수 하베르츠는 레버쿠젠에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제2의 미하엘 발락'으로 불리지만,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다. 오히려 네덜란드 레전드 요한 크루이프나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카카와 닮았다. 하지만 그가 갖고 있던 단점까지 보완한 최종병기다.

하베르츠는 189cm의 장신에 머리로 득점하는 능력도 갖췄지만 호리호리한 체구에 빠르고 기술적인 플레이를 구사해 그 자신만의 독창성을 갖고 있다.

그 자신도 뛰어난 중앙 미드필더였던 롤페스는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하베르츠에 대해 "완벽한 선수다. 헤딩 슈팅도 잘하고 양발을 다 잘 쓴다. 공격수로도 잘 뛰고 위대한 10번으로 뛸 수 있는 창의력과 조율 능력을 갖췄다. 측면에서도 뛸 수 있다. 윙어처럼은 아니지만 대각선으로 들어갈 수 있다. 득점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비현실적인 선수의 등장이다. 정밀한 왼발 슈팅 능력에 오른발 슈팅 정확성도 준수하고 헤더까지 확실한 선수라니. 키가 큰데 빠르고 유연한데다 창조적인 스루 패스 능력까지 갖춘 전천후 공격수 하베르츠는 최근 레버쿠젠에서 최고의 크랙들이 가장 빛을 발하는 가짜 9번 포지션을 맡아 절정의 활약을 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빅이어를 든 경험이 있는 유럽 최고의 명문 클럽들이 영입 리스트에 올려 놓기 시작한 하베르츠의 시장 가치는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8,100만 유로(약 1,106억 원). 계약 기간이 2년 밖에 남지 않았으나 실제 이적료는 나이와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1억 유로(약 1,366억 원) 이상을 호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 빅클럽행 예약한 하베르츠, "향후 10년을 지배할 수 있는 선수"

롤페스 디렉터는 "카이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른다. 독일과 유럽의 모든 유력 클럽이 그를 원한다. 그의 능력이라면 어떤 팀에서도 뛸 수 있을 것이다. 환상적인 선수다. 어렸을 때부터 독일 최고의 재능이었고, 오랫동안 바이에른에서 보냈다. 하지만 기다려봐야 한다.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다. 그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최소한 다음 시즌까지는 레버쿠젠을 위해 뛰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시장이 바뀌고 있다. 1~2년 뒤에 다시 돌아올 수 도 있다. 카이와 계약은 2022년까지라 우리는 차분하다. 꾸준히 그와 그의 가족, 대리인과 얘기 중이다. 지켜보자."

레버쿠젠은 하베르츠와 함께 출전한 20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유로파리그 16강, DFV 포칼 준결승에 올라 우승컵을 들 수 있는 희망이 남아있다. 레버쿠젠이 2020-21시즌에도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면 한 시즌 더 하베르츠를 잡아둘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당장 2019-20시즌이 끝나는대로 하베르츠가 유럽에서 가장 빛나는 팀 중 하나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1년 더 미뤄지더라도 하베르츠는 곧 빅이어 트로피를 노리는 팀의 한 자리를 예약했다. 

롤페스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라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의 플레이를 보는 게 즐겁다. 그가 어떤 팀으로 갔으면 하는 건 없다. 앞으로 10년 간 축구계를 지배할 위대한 선수가 될 것"이라며 하베르츠가 독일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쓸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시대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를 '차세대 축구 황제'로 지목하던 분위기에 하베르츠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999년 6월 11일에 태어난 하베르츠는 새로운 카이저가 될 수 있는 모든 자질을 갖췄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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