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신인 외야수 양찬열 ⓒ 잠실,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8라운더인 것은 상관 없다. 똑같은 야구 선수다. 노력한 만큼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 신인 외야수 양찬열(23)이 꿈에 그리던 1군 그라운드에 당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양찬열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 2차 8라운드 7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상위 지명 선수보다는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기량을 증명했다.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타율 0.441(59타수 26안타) 12타점으로 활약하고 5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양찬열은 1군의 부름을 받자마자 5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중견수 정수빈이 지난 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자신의 타구에 맞아 왼발등을 다친 상태였다. 우익수 박건우가 중견수로 자리를 옮겼고, 양찬열은 9번 타자 우익수로 기회를 얻었다. 

데뷔전에서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4-1로 앞선 7회말 2사 2루에서 중견수 앞 적시타를 날려 5-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봄에 청백전 할 때 봤는데, 플레이 자체가 적극적이다. 2군에서는 타격 1위인 것으로 안다. 2군에서 좋은 평가를 계속 이야기해줬다. 우리 외야 백업 선수들이 계속 (벤치에) 있으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진다. 백동훈과 안권수는 주루와 수비에서 비슷한 평가를 받아서 돌아가면서 보고 있고, 김인태도 마찬가지다. 양찬열은 신인이 첫 안타도 치고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보이더라. 송구 능력도 좋다. 당분간 지켜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양찬열은 첫 안타를 친 순간을 되돌아보며 "2스트라이크가 됐을 때는 하던 대로만 하자고 생각했다. 공 맞고 날아가는 순간 '안타다' 생각하고 2루까지 가자고 생각했다. 2루를 밟았을 때 안타인 것을 실감해서 기뻤다. 생각보다 축하 연락을 많이 받았고, 부모님과 형이 가장 기뻐해줬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선발 출전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얼떨떨했다. 양찬열은 "이천에서 1군 콜업 소식을 듣고 잠실로 오는 버스 안에서 라인업을 봤다. 뒤에 나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선발이라고 들어서 더 많이 떨렸다. 그래도 2군에서부터 감이 좋아서 나가면 자신 있게 하던 대로만 하자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수비만 잘하자는 생각이었다. 양찬열은 "타석에서는 크게 부담을 느끼진 않는데, 수비가 중요하니까. 수비 쪽에서 실수 없이 해서 팀에 도움이 되자는 생각이었다. 수비에 더욱 집중하려 했고, 너무 집중해서 눈이 아팠다(웃음). 선배들께서 시간대를 알려주면서 이때는 타구가 잘 안 보이니까 조심하고 집중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의지하고 경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타격 롤모델은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를 꼽았다. 상대해보고 싶은 투수는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다. 양찬열은 "이정후 선수는 중요한 상황에서도 공에 잘 안 따라 나간다. 고개가 늘 고정돼서 좋은 공을 골라낼 수 있고 콘택트 능력이 좋다고 생각해 닮고 싶다. 양현종 선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손꼽히는 투수고 어릴 때부터 야구하면서 보고 자란 선배라 한번 상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첫 테이프를 잘 끊은 양찬열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야구를 매일 잘할 수는 없으니까. 열심히 하고, 못하더라도 열정 있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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