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내야수 류지혁(왼쪽)과 외야수 양찬열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어느 팀이나 선수들 피로도는 비슷하죠. 그런데 우리 주축 선수들은 나이가 이제 어느 정도 있으니까."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 고민을 안고 있다. 주장이자 2루수 오재원은 6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8일 정밀 검사를 받아야 정확한 회복 기간을 알 수 있다. 3루수 허경민은 지난 4일 손가락 미세골절로 2주 휴식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내야 주축 선수 둘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운 상황이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들도 잔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외야수 김재환과 정수빈은 타구에 발등을 맞은 여파로 고생했고, 박건우와 김재호, 오재일 등도 옆구리와 허벅지 쪽에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김 감독은 "김재호가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상황(부상 이탈)이 지금 이래서 고민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당장, 그리고 앞으로 팀이 더욱 건강해지려면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했다. 단순히 부상 선수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줄 선수들이 필요했는데, 6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의 주인공은 내야수 류지혁(26)과 신인 외야수 양찬열(23)이었다. 

류지혁과 양찬열은 각각 7번 타자 3루수, 8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나란히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4-3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류지혁은 3-3으로 맞선 9회말 선두타자로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날렸고, 다음 타자 정수빈이 희생번트를 시도할 때 상대 포수 한승택이 3루 송구를 선택하자 재빨리 슬라이딩해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이어 김재호가 중견수 앞 적시타로 경기를 끝냈다. 

류지혁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백업 생활을 시작했고, 2017년부터 붙박이 백업으로 지냈다. 올해로 1군 백업 생활 5년째. 류지혁도 "이제는 한 단계 더 도약할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는데, 주변의 기대에 압박감을 느꼈다. 1군 붙박이 백업 생활로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수비 실책을 저지르는 일도 점점 늘었다.  

김 감독은 "류지혁은 열심히 하고, 백업으로 나갈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한 단계 더 올라서고 싶어 한다. 그런데 올라가다가 내려오니까 본인 스스로 아쉬울 것이다. 그래도 처음보다 지금 많이 좋아졌다. 경기를 많이 나가야 하는데 못 나가는 게 영향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돌파구는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 류지혁은 이날 3루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여줬고, 영양가 높은 안타를 생산하며 개인과 팀 모두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양찬열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 2차 8라운드 7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정말 '새 얼굴'이다. 양찬열은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 타율 0.441(59타수 26안타), 12타점으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부상인 정수빈을 대신해 나선 5일과 6일 KIA전에서 6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김 감독은 "봄에 청백전 할 때 봤는데 플레이 자체가 적극적이다. (1군에) 오자마자 신인이 첫 안타를 치고,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보이더라. 송구 능력도 좋고 당분간 지켜보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지금 류지혁과 양찬열 같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나오길 바라고 있다.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조금씩 지쳐가는 주축 선수들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당분간 오재원의 빈자리까지 대신해야 할 유격수 김재호는 "나를 비롯해 감독님, 코치님들도 다 백업 선수들이 빨리 크길 바라고 있다. 그러면 선수는 부담을 느낀다. 그런 부담감이 실수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어차피 경기에 계속 나가서 불안감을 떨쳐야 한다. 지금 무관중 경기를 하면서 조금이나마 긴장감이 덜한 지금이 자신감을 찾을 기회다. 나중에 관중들이 왔을 때도 긴장하지 않고 잘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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