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류지혁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제 백업 그만하고 주전 하라고 했죠."

두산 베어스는 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올해 2번째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산은 내야수 류지혁(26)을 내주고 투수 홍건희(28)를 데려왔다. 

트레이드를 진행한 두산 관계자가 내뱉은 첫마디는 "아쉽다"였다. 류지혁 역시 경기 후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도 씩씩한 반응을 보였다. 두산 관계자는 "이제 백업은 그만하고 가서 꼭 주전을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꼭 주전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류지혁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백업 생활을 시작해 2017년부터 붙박이 백업으로 지냈다. 주포지션인 유격수는 물론 2루수, 3루수, 1루수까지 만능 내야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두산 내야진에는 자리가 없어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고, 류지혁 개인적으로는 성장할 기회가 더욱 줄어들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트레이드 하루 전인 6일 "류지혁은 열심히 하는 선수고, 백업으로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한 단계 더 올라서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올라가다가 내려오고, 그게 본인 스스로 아쉬웠을 것이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지금 많이 좋아졌다. 경기를 많이 나가야 하는데 못 나가는 게 영향이 있다. 다른 팀에서 계속 주전으로 뛰었다고 보면 한 단계 더 성장했을 것이다. 경기 감각은 무시 못 하는데, 우리 팀에서는 계속 백업으로 지내니까"라고 밝혔다.

홍건희는 지금 두산에 꼭 필요한 카드였다. 지난 4일 이용찬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시즌을 접었고, 2군에서 1군 복귀를 준비하던 우완 곽빈은 팔꿈치 통증이 재발해 다시 공을 던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SK 와이번스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완 이승진은 1군에서 확인한 결과 다듬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2군으로 보냈다. 이용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무리해서 지금 불펜 투수들을 끌어다 쓰면 탈이 난다고 판단했고, 마침 KIA와 뜻이 맞아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이 관계자는 "류지혁을 보내는 게 당연히 아쉽고 아깝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용찬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빈자리에 중간 투수들을 끌어서 쓰게 되면 조금 더 지나서 마운드가 무너질 확률이 높다"고 먼저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일단 우리 중간 투수 가운데 홍건희만큼 구속이 나오는 투수가 없다. 힘으로 누를 수 있는 구속을 가진 투수가 지금 없은데, 홍건희는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하니까. 구위에 비해서는 올해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홍건희는 화순고를 졸업하고 2011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IA에 지명됐다. 187cm-92kg의 좋은 신체 조건을 지녔고 빠른 직구는 물론 수준급의 변화구를 구사한다. 1군 통산 성적은 166경기, 9승20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은 6.30이다. 올 시즌에는 10경기에 등판해 12이닝을 던지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한편 KIA는 류지혁 영입과 관련해 "공격과 수비, 주루 능력을 모두 갖춘 류지혁은 전천후 내야수로 활용 폭이 클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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