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드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류지혁은 결국 KIA 유니폼을 입는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많은 팀들로부터 관심을 받은 내야수 류지혁(26)의 소속팀은 끝내 KIA로 바뀌었다. 양쪽이 사정이 반영된 트레이드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결국 트레이드는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사례였다. 

두산과 KIA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맞대결이 끝난 뒤 1대1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내야수 류지혁이 KIA로 가고, 대신 두산은 우완 홍건희(28)를 받았다. 두산은 5월 29일 SK와 2대2 트레이드(이흥련·김경호↔이승진·권기영)에 이어 열흘 사이에 두 건의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마운드를 보강했다.

역시 가장 큰 관심은 류지혁에게 몰린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2년 두산의 4라운드(전체 36순위) 지명을 받은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두꺼운 두산 내야에서 7일까지 1군 통산 497경기에 나갔다. 물론 백업의 이미지가 강하긴 했지만, “타 팀에 가면 팀 사정에 따라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2루·3루, 그리고 유격수까지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백업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높았다. 

그런 류지혁은 트레이드 시장의 ‘단골 언급 손님’이었다. 지난해부터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내야 보강이 필요한 팀이 류지혁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 나왔다. 다만 두산은 “우리도 내야 백업이 없다”며 제안들을 거부했다. 당시까지는 ‘정말 획기적인 안이 아니라면 아예 응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도 트레이드 루머는 끊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거세졌다.

KIA를 포함 4개 팀 이상이 류지혁 트레이드의 계산을 맞춰본 것이 알려졌고, 일부는 제안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투수들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관측이다. 최근, 특정 선수 하나만 놓고 볼 때 이렇게 많은 트레이드 하마평이 오른 선수는 류지혁 외에는 없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러나 두산은 계속해서 류지혁 카드를 쥐고 있었다. 쉽게 놔줄 기미는 없었다. 서예일이 제대를 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생긴 상황이었지만 부르는 값이 제법 높았다는 후문이다. 그 사이 다른 팀들은 시장에서 관망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두산도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마운드 공백이 커진 게 문제였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가뜩이나 불펜이 문제인데, 2군을 다 둘러봐도 선발로 던질 투수는 더 모자랐다. 투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 과정에서 KIA와 트레이드 논의가 이어졌고, 예상보다 길게 끌지 않으며 7일 트레이드에 최종 합의했다. 결국은 둘 중 하나의 결론일 가능성이 크다. 첫째, 두산이 봤을 때 상대 팀들이 제안한 투수 중 가장 매력있는 카드가 홍건희였다. 혹은 판을 크게 벌리지 않으면서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카드가 홍건희였을 수도 있다. 일부 팀들은 1대1이 아닌 그 이상의 선수가 움직이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류지혁 트레이드 시장에서 KIA는 타 팀을 뿌리치고 승자가 됐고, 어쨌든 두산은 홍건희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홍건희는 지금까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지만 선발과 불펜을 모두 오갈 수 있다. 지난해에도 21경기 중 14경기가 선발 등판이었고, 올해는 불펜에서 10경기에 나갔다. 

통산 성적이 특출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잠실에서의 성적은 괜찮았다. 통산 19경기(선발 5경기)에 나가 38⅓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자신의 통산 평균자책점(6.30)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치다. 두산도 모든 카드를 다 비교 분석하고 홍건희를 택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만큼, 두산의 ‘눈’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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