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 후 공수 양면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SK 이흥련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시즌 초반 이재원의 부상으로 포수 문제를 겪던 SK는 5월 29일 두산과 2대2 트레이드로 포수 이흥련(31)을 영입했다. 현장과 프런트가 발 빠르게 움직여 일단 이재원이 돌아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포수를 영입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트레이드 다음 날부터 곧바로 주전으로 출전한 이흥련은 SK 이적 후 7경기에서 타율 0.333,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972에 이른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공격에서는 만점 활약이다.

그러나 타격은 덤이라고 봐야 한다. 진짜 효과는 마운드 안정에 있다. 물론 이흥련 한 명의 힘으로 이뤄낸 것은 아니지만, 그가 홈플레이트에 앉은 뒤 SK 마운드가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게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SK가 원했던 방향 그대로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흥련은 SK 이적 후 팀의 8경기 중 7경기에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선발로 나선 경기는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켰다. 이 8경기에서의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4.24로 두산(3.60), NC(4.18)에 이어 리그 3위다. 직전 21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은 5.01로 리그 7위였다.

그런데 이흥련은 팀이 0-10으로 크게 진 6월 4일 창원 NC전에서는 휴식을 취했다. 이흥련은 이적 후 61이닝을 소화, 포수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하고 있다. 표본이 적지만 리그 최고 수준의 성적이다. 홈런 2개, 6타점보다 어쩌면 더 큰 가치일 수도 있다. 

팀 선발투수들이 대체적으로 선방을 한 가운데, 이흥련은 “투수들이 낯설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지워냈다.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재활 중인 주전 포수 이재원부터 노하우를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전력 분석팀의 자료, 그리고 투수들과 직접 대화를 통해 빠르게 팀 마운드와 한 몸이 됐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 정도 성적이 그냥 떨어질 리가 없다.

앞으로도 기대를 걸 만하다. 주전 포수인 이재원은 7월 초에는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이재원은 지난해 타격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투수 리드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재원은 포수로 1041이닝을 소화하며 포수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이는 800이닝 이상 포수 수비로 나선 선수 중 최고였다. 투수 파트에서도 “이재원이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적잖이 공헌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다만 리그에서 박세혁(두산·1071⅔이닝) 다음으로 많은 수비에 나선 포수이기도 했다. 체력적인 소모가 심했다. 포수로서는 처음으로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하다보니 타격에도 지장이 있었다는 평가다. 이재원의 이 부담을 이흥련이 나눠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SK가 원했던 그림이기도 하다.

키움은 이지영 박동원이라는 두 주전급 포수가 번갈아가며 마스크를 쓴다. 두 선수가 체력을 안배하면서 서로 힘을 내고 있다. 두 선수의 리드 스타일이 조금은 달라 타자들도 분석할 것이 더 많다는 이야기 또한 나온다. SK도 이재원이 일주일에 4경기, 이흥련이 2경기 정도를 해결할 수 있다면 두 선수가 시즌 끝까지 처지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SK의 트레이드는 분위기를 바꿨다는 자체로 지금도 성공이지만, 앞으로는 더 큰 성공을 기대할 만하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