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정작 정규시즌에 들어오자 다른 사람이 됐다. 9일까지 5홀드로 이 부문 공동 5위에 올라 있고, 5홀드 이상 기록한 선수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1.06)과 이닝당 출루 허용수(0.88)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안정감을 자랑했다.
정우영은 지난 석 달 동안 어떤 고민을 했을까. 그는 "단점을 보완하려다 보니 강점까지 잃었다. 1군에 있을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그런 생각으로 지내다가 개막을 앞두고 마음을 비웠다. 믿고 맡겨 주실 것 같다는 생각으로 몸을 만들었다. 개막할 때 되니까 다행히 공이 좋아졌다"고 얘기했다.
새로운 구종에 대한 욕심을 버린 것이 계기가 됐다. 김현수의 조언이 있었다. 정우영은 "커브를 던지려고 하니까 팔 움직임이 안 나왔다. 코치님들이랑 상의해 작년처럼 던지기로 했다. (김)현수 형이 커브를 던지려고 하니까 팔이 꼬인다, 투심 패스트볼 던져서 맞혀 잡으면 된다고 했다. 그 말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김현수는 두 사이드암 '레전드' 투수를 거론하며 정우영에게 길을 제시했다. "너는 이강철 감독님 같은 투수가 아니고 임창용 선배 같은 스타일이야." 정우영은 이 말을 들었을 때를 되돌아보면서 "선발도 포기했는데 커브도 포기하자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