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력 연장을 위해 동양에서도 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맷 하비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최근 미국에서 KBO리그를 주목하는 연결고리 중 하나는 맷 하비(31)라는 이름이다. 전직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이자, 한때 리그 최고의 우완 중 하나였던 하비가 KBO리그나 일본에서 경력을 연장하길 희망한다는 보도가 나와서다.

복수 구단 확인 결과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하비의 에이전시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에서 최근 KBO리그 구단에 직간접적으로 영입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뿐만 아니라 애디슨 러셀 등 보라스 사단 선수 중 현재 소속팀이 없는 전직 스타들의 프로필도 건넸다. 

그렇다면 하비가 KBO리그에서 뛰는, 전 세계 야구팬들의 시선을 한국으로 모을 일이 생길까. 일단 하비를 영입할 만한 구단은 현재 외국인 투수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팀이다. 삼성(벤 라이블리), 키움(제이크 브리검), SK(닉 킹엄), kt(윌리엄 쿠에바스) 정도가 해당 팀이라고 볼 수 있다. 나머지 팀들은 실전 투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하비에 무리하게 베팅할 이유는 없어서다.

다만 4개 팀 모두 영입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SK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MLB에서 뛰어난 성적을 냈다 하더라도 하락세의 선수들은 KBO리그에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하비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한 내림세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즌 중간에 방출됐을 정도다. 지난해 성적만 놓고 보면 현재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 비해 특별한 메리트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 관계자 또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담당자가 미국으로 가는 것조차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 현지에서 몸 상태를 체크하고 계약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또 입국하면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리고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데 최고 2~3주가 걸린다. 최소 6주 이상이라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라이블리를 기다리는 게 낫다”고 했다.

쿠에바스가 5주 정도 결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kt도 비슷한 이유다. 역시 쿠에바스를 기다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하비의 현재 상태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경기가 없는 만큼 현재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만 할 뿐이다. 키움 고위 관계자도 “하비 영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도 현재는 외국인 선수 인선이 완료된 상태고, 비슷한 이유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정으로 이변이 없다면 하비가 올해 KBO리그에서 뛰는 일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히려 현재 외국인 담당자들의 고민은 MLB 시즌 개막이 언제 되느냐다.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 외국인 리스트 정리를 해야 하는데, 한국에 올 만한 선수들이 MLB 노사협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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