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야구 최고의 좌완으로 손꼽히는 강릉고 김진욱.
-프로 10개 구단 스카우트 설문조사
-김진욱과 이의리, 만장일치 선택
-강효종과 정민규도 최고 유망주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초고교급 투수들의 왼팔이 우승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까.

고교야구 황금 좌완들이 오랜 기다림을 끝내고 마침내 출격한다. 학생야구의 힘찬 재개를 알리는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11일 목동구장과 신월구장에서 개막한다. 코로나19로 개막이 석 달 가까이 미뤄졌던 고교야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2020년 레이스를 시작한다.

스포티비뉴스는 황금사자기 개막을 맞아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에게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유망주들의 얼굴을 물었다. 오랫동안 고교야구 현장을 지킨 이들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두 개의 이름을 꼽았다.

◆김진욱, 강릉고의 첫 우승 이끌까

주인공은 강릉고 김진욱과 광주일고 이의리다. 나란히 졸업을 앞둔 이들은 대구상원고 이승현과 함께 고교야구 좌완 트로이카를 형성하는 유망주들이다. 고교 1학년 시절부터 이들을 지켜본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주저 없이 김진욱과 이의리를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꼽으며 기대감을 대신했다.

두산 베어스 이복근 스카우트팀장은 “김진욱은 시속 140㎞ 중반대 직구를 가볍게 던진다. 제구력 역시 안정적이다. 지난해 1년 선배들을 제치고 수상한 최동원상이 실력을 증명한다”고 호평했다.

삼성 라이온즈 김민수 스카우트는 “김진욱은 올해 가장 좋은 투수로 판단된다. 특히 경기 운영 능력이 첫째로 꼽힌다. 경험 역시 풍부하다”고 높은 점수를 매겼다.

※설문조사 참가 스카우트 명단 : NC 익명 요구, 두산 이복근 팀장, LG 백성진 팀장, 키움 이상원 팀장, KIA 권윤민 스카우트, 롯데 권영준 스카우트, 삼성 김민수 스카우트, kt 노춘섭 부장, SK 조영민 그룹장, 한화 임주택 차장

김진욱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소속 학교가 고교야구의 변방으로 분류되는 강릉고라는 점 때문이다. 1975년 창단한 강릉고는 아직 전국대회 우승이 없는데, 야구계에선 김진욱이 모교의 새 역사를 쓸 적임자라고 내다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권영준 스카우트는 “타자의 몸쪽을 찌르는 제구와 묵직한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올해 고교야구 유망주 넘버원이다”면서 “다만 전학 경력이 있어 1차 지명은 받지 못하지만, 2차 지명에서 가장 높은 순번으로 선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이의리, 첫 판에서 격돌

김진욱과 함께 10표를 받은 이의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교롭게도 둘은 12일 오전 9시30분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1회전에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선배들과 함께 4강행을 이끌었던 이의리 역시 김진욱과 마찬가지로 시속 140㎞대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슬라이더를 자랑한다.

▲ 광주일고 좌완투수 이의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익명을 요구한 NC 다이노스 스카우트는 “빠른 직구와 경기 운영 능력은 김진욱 못지않다.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할 줄도 안다”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임주택 스카우트팀 차장은 “이의리는 186㎝의 좋은 신장에서 구사하는 변화구가 인상적이다. 제구력도 안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스카우트들은 김진욱과 이의리가 등판할 가능성이 높은 강릉고와 광주일고의 1회전 맞대결을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승 향방이 사실상 갈릴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상원 스카우트팀장은 “1회전 승리팀이 높은 곳까지 올라가리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고, 롯데 권영준 스카우트 역시 “첫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팀은 최소 4강은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전망했다.

◆함께 주목받는 강효종과 정민규, 이승현

김진욱, 이의리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는 유망주는 충암고 강효종과 부산고 정민규, 대구상원고 이승현이다.

1989년부터 1994년까지 OB 베어스에서 뛰었던 강규성의 아들로 알려진 강효종은 최근 거세지고 있는 야구인 2세 돌풍을 잇겠다는 각오다.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팀장은 “강효종은 1학년 시절부터 에이스 노릇을 맡으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시속 140㎞ 중반대 직구와 낙차 큰 커브가 주무기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 유신고 3학년이던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 MVP를 수상한 뒤 프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kt 소형준(오른쪽).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처럼 투수 풍년 속에서 홀로 존재감을 뽐내는 이도 있다. 바로 부산고 유격수 정민규다. NC 스카우트팀 관계자는 “정민규는 고교야구에서 보기 드문 중장거리형 유격수다. 탄탄한 신체조건과 강한 어깨를 지녔다”고 말했다.

대구상원고 이승현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이승현을 오랫동안 지켜본 삼성 김민수 스카우트는 “조금 더 과장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이승현은 앞으로 한국야구를 이끌 투수로도 볼 수 있다” 극찬했다. 다만 “현재 옆구리 결림 증상이 있어 이번 대회 출전을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원고는 11일 1회전에서 에이스의 부재 속에 인상고에 1-5로 져 탈락했다.

이와 함께 성남고 우완투수 김준형과 제물포고 좌완투수 김건우, 광주일고 포수 조형우, 경남고 우완투수 김창훈, 김해고 우완투수 김유성도 스카우트들의 선택을 받았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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