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대행(왼쪽)이 총력전을 시도했지만, 연패를 막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다. 티는 안내지만 언론을 많이 주시하고 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플레이를 하지만, 모든 건 결국 감독의 몫이다. 선수를 향한 비판은 자제했으면…”

한화 이글스 연패가 끝나지 않는다. 어느샌가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을 넘어 KBO 불명예 역사를 향하고 있다. 최원호 감독대행의 과감한 결단과 “어쩌면 비상식적”이라는 총력전도 실패했다.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한화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6차전에서 0-5로 졌다. 지난달 23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면서 17연패를 기록했고,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17연패)와 KBO 역대 최다연패 2위 타이가 됐다.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총력전을 준비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비상식적인 운영이 될 수도 있다. 힘이 떨어지면 다른 투수를 바꿔서 던질 것이다. 데이터를 봤을 때, 롯데 타자들이 좌투수에 약했다. 불펜에서 많이 기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대행이 선택한 선발 투수는 장민재였다.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에 채드 벨을 당겨서 쓰고 싶었지만, 팔꿈치 부상 후유증으로 등판할 수 없었다. 경험 있는 장민재에게 최대한 이닝을 맡긴 뒤에 필승조를 후반에 투입하려고 했다.

장민재는 1회초에 안치홍과 오윤석에게 각각 1타점을 허용하며 2점을 내줬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3회말 장민재 조기에 내리고 김범수에게 글러브를 맡겼다. "초반에 선발 투수가 점수를 많이 줬다. 주말 경기라면 오프너로 하겠는데, 주중 경기니까 고민이 많이된다"던 말처럼 빠른 총력전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하지만 김범수도 2.1이닝 동안 65개를 던져 2실점을 허용했다. 스코어는 0-4으로 벌어진 상황. 박상원, 황영국, 정우람, 윤대경이 차례로 등판해 1실점에 그쳤지만 경기를 뒤집을 화력이 부족했다.

롯데 선발 투수 서준원은 이날 경기에서 흔들렸다. 직구에 비중을 두면서 (총 46개, 최고 구속 149km) 승부를 걸었지만, 제대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볼넷을 자주 허용했다. 반등이 필요한 한화에 절호의 기회였다.

1회초, 정은원의 중전 안타와 정진호의 볼넷, 이용규의 희생번트, 재러드 호잉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왔다. 하지만 최인호, 노기환이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2회초 1사 1·2루 정은원의 볼넷으로 만루를 맞이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4회초에도 기회가 왔다. 노태형과 최재훈의 안타, 박한결의 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정은원의 볼넷까지 겹쳐 1사 만루를 또 만들었다. 이번에는 정진호의 수비 방해 아웃이 겹쳐 또 득점하지 못했다. 무려 3번의 만루 기회를 잡지 못한 셈이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계획했던 ‘비상식적 총력전’은 득점 기회를 못 살리면서 실패로 끝났다. 롯데는 위기에도 야금야금 득점하며 한화에 찬물을 끼얹었다. 한화는 지난 2경기에 비해 가능성을 보였지만, 그토록 원했던 결과를 내지 못했다.

끝나지 않은 연패에 최 대행 머리는 터질듯 하다. 참혹한 결과를 수긍하고 반등 포인트를 고민해야 한다. “부산 원정 출발전에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그 뒤로 미팅을 하지 않았다. 어떤 말을 해도 부담이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다. 선수들을 그라운드에 세우는 건 감독이다. 일단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말에서 고심이 느껴졌다.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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