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KIA 김호령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호령(28·KIA)은 장점이 확실한 선수다.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한다. 타구 판단, 스피드, 포구 집중력, 그리고 공을 쫓아가는 동선까지 이만한 수비수를 찾기가 힘들다. 역시 수비력이 좋았던 로저 버나디나가 “수비는 김호령이 낫다”고 한 수 접고 들어갔을 정도였다.

하지만 단점도 뚜렷했다. 방망이였다. 수비와 주루에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가 확고부동한 팀의 주전 중견수가 되지 못한 이유였다. 그렇게 군에 입대하며 잠시 팬들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복귀 일자가 다가올 때까지만 해도 공격에서 엄청난 기대를 거는 이는 없었다. 시즌을 앞두고 잔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기대치는 더 낮아졌다. 

그러나 김호령의 성장세는 이를 비웃고 있다. 올 시즌 공격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의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차기 일보 직전이다. 김호령은 12일까지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400,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활발한 공격 생산력을 선보이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246이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맷 윌리엄스 감독이 리드오프로 출전시킬 정도로 공격에서도 믿음을 주고 있다.

단순히 성적만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타구질이 크게 좋아졌다. 김호령은 입대 전까지만 해도 장타율 0.400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는 선수였다. 당시 타구질로는 0.400을 넘는다는 것을 상상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공이 확실히 외야로 쭉쭉 뻗어 나가며 장타율 또한 크게 높아졌다. 시즌 15개의 안타 중 장타가 절반이 넘는 8개에 이른다.

타격폼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김호령은 입대 전까지 찍어 치는 유형에 가까웠다.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 아닌데다 발을 살리려면 오히려 이런 스윙이 타율 관리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윙 궤도를 약간 수정해 공을 마지막 순간 들어 올리는 타격을 한다. 일장일단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변신은 대성공이다. 복무 기간 웨이트트레이닝을 충실히하며 힘까지 좋아진 결과 정타의 질이 확실히 달라졌다.

12일 인천 SK전에서도 1회 선취점을 발판을 놓은 2루타가 그랬다. 마지막까지 공을 외야로 보내기 위한 팔로스윙이 이뤄졌고, 비교적 정확한 타이밍에 맞은 공이 쭉쭉 뻗어 우익수 정진기의 키를 넘겼다. 최근 경기를 보면 잡히는 타구도 외야를 향해 좋은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김호령의 업그레이드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4-3으로 앞선 7회에는 전매특허인 호수비도 선보였다. 정진기의 우중간 타구를 전력으로 따라가 잡아냈다. 어려운 타구를 너무 쉽게 잡았다. 마운드의 가뇽도 박수를 쳤다. 이 타구가 빠졌다면 정진기가 최소 2루까지는 갈 수 있었다. KIA로서는 실점을 막은 수비나 다름 없었다.

제대 후 첫 시즌이고 슬럼프도 피할 수 없겠지만, 이제 군 문제를 신경 쓰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 수비와 발은 슬럼프가 없다는 점에서 윌리엄스 감독의 3년 구상에 큰 힘을 보탬이 될 만하다. ‘더 뉴 김호령’의 공·수·주 3박자가 계속 춤을 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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