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구장은 조명탑 높이 문제로 해가 지는 시간대에 뜬공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급 유격수 출신 류중일 감독,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이 '석양의 저주'에 대해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가만히 있으면 아주 작게 보여요."

LG는 최근 뜻밖의 구장 특성 덕을 자주 봤다. 석양이 드리울 때면 높이 뜬 공이 야수들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있는데,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은 '이지 플라이'를 놓치곤 한다.

삼성은 지난 4일 LG전에서 4회 한 이닝에만 3번이나 뜬공이었어야 할 타구가 안타가 되는 불운을 경험했다. 두산에서 오래 뛰었던 롯데 민병헌도 12일 LG전에서 공을 놓쳤다.

LG 류중일 감독은 지난 13일 경기 전 브리핑에서 자신의 현역 시절을 돌아보면서 잠실구장만의 특성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잠실이 가장 공이 안 보이는 곳이다. 현역 때도 느꼈는데 자세히 보면 아주 작게 보이기는 한다. 대강의 낙구 지점을 파악하고 있다가 하늘을 잘 보면 정말 작게 보인다. 시력보다는 경험의 문제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물론 LG 선수들도 같은 현상을 겪기는 한다. 그렇지만 원정팀 선수들보다는 적응된 듯 하다. 류중일 감독이 경험 문제를 이유로 든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LG 유격수 오지환도 같은 생각이다. 그 역시 공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지환은 14일 경기 후 "계속 보고 있으면 실처럼 내려오는 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잡을 수 있는 범위에 오면 다 잡고 싶다. 나는 보인다. 안 보이는 사람들은 안 보인다고 하더라. 계속 보고 있으면 위에서 움직이는 느낌이 있다. 안 보일 때 시선을 떼면 실수가 나오게 된다. 어차피 공은 내려오는 시간이 있으니까, 감으로 위치를 잡고 시선을 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잠실구장에서 원정경기를 치를 선수들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얘기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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