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성적으로 KIA 타선을 이끌고 있는 프레스턴 터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 친구가 차를 맞히고 차를 받았죠”

ESPN 중계진은 지난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KIA와 경기를 전 세계 생중계하며 프레스턴 터커(30·KIA)의 ‘쏘렌토 직격’을 화제로 꺼냈다. 터커는 지난 5월 17일 광주 두산전에서 챔피언스필드 우중간 관중석에 위치한 쏘렌토 홈런존으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좌타자라고 해도 웬만하면 타구를 보내기 힘든 곳이었는데 결국은 시가 3500만 원 상당의 SUV 차량인 쏘렌토를 부상으로 받았다.

당시 터커의 타격감은 절정이었다. 시즌 초반 맹활약이었다. 터커는 쏘렌토를 ‘부수입’한 그날까지 시즌 12경기에서 타율 0.444, 5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421의 맹활약으로 KIA 타선을 이끌었다. 재계약을 선택한 KIA 프런트의 선택이 빛나는 듯했다. 다만 쏘렌토를 맞힌 그 다음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터커의 그 다음 12경기(5월 18일~5월 31일) 성적은 타율 0.220, OPS 0.631이었다. 이상하게 방망이가 무거웠고, 선구가 흔들렸다. 타격에 사이클은 있는 법이지만 공교롭게도 쏘렌토를 탄 뒤에 성적이 떨어졌던 셈이다. 하지만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신임은 굳건했고, 최근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12경기 슬럼프를 거친 터커는 6월 12경기에서 타율(.356)과 OPS(1.087) 모두 반등했다.

14일 인천 SK전에서는 1-3으로 뒤진 8회 서진용을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시즌 10호)을 기록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6경기에서는 모두 안타를 때렸고, 2개의 홈런과 3타점을 기록하며 서서히 감을 올리고 있다. 대신 슬럼프 당시보다 삼진은 줄었다. 이제 다시 뜨거워질 방망이를 기대할 만하다. 

터커의 올 시즌 전체 성적은 36경기에서 타율 0.336, 10홈런, 34타점, OPS 1.033이다. 다른 팀의 웬만한 외국인 타자 부럽지 않은 성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0.378로 좋은 편이다. 다만 잠깐의 미니 슬럼프에서 볼 수 있듯이 윌리엄스 감독이 중시하는 ‘꾸준한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여기에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 몫을 해줄 수 있느냐가 KIA 타선의 사활을 쥐고 있다. 터커는 전체적으로 뛰어난 성적과 좋은 득점권 타율에 비해 최근에는 승부처에서 다소 약했다는 느낌이 있었다. 실제 팀의 기대 승리 확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는 WPA 지표에서 터커는 ‘0’에 가까운 수치다. 많은 타점과 높은 득점권 타율에도 불구하고 중요할 때 다소 부진했다는 의미다. 

KIA 타선이 지난해보다 나아진 감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리그 정상급 폭발력과는 거리가 있다.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이길 경기를 최대한 잡고 갈 수 있느냐가 올 시즌 최종 결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그런 팀 상황에서 중심타자인 터커의 클러치 능력은 중요하다. 여기서 조금 더 강한 인상을 보여줄 수 있다면, 터커를 내년에 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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