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노경은이 16일 고척 키움전에서 6이닝 3안타 5삼진 3실점 호투한 뒤 기뻐하고 있다. ⓒ고척돔,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36)은 어렵게 현역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지난해 FA 미아가 되면서 마운드를 떠났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년 계약을 맺으면서 다시 공을 잡았다.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준비한 올 시즌이었다. 서른 여섯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그리고 1년 공백. 지난해 말 호주 질롱 코리아로 건너가 손 감각을 다졌지만, 성공적인 복귀를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노경은은 이러한 걱정을 지워내고 올 시즌 롯데 마운드를 책임지는 핵심 일꾼으로 활약하고 있다. 중간 성적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5.31. 홈런(6개)을 다소 많이 내줘 평균자책점 수치가 올라갔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베테랑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롯데 노경은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다시 한 번 호투를 이어갔다. 6이닝 동안 87구를 던지며 3안타 5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기록하고 7-5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5승으로 다승 부문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키움 에릭 요키시와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요키시는 이날 똑같이 6이닝을 던졌지만, 초반 수비 실책으로 무너지며 6이닝 6안타 1홈런 4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 후 만난 노경은은 밝은 표정으로 “요키시보다 운이 좋았다. 초반부터 경기가 잘 풀렸다. 특히 변화구가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

노경은이 여기에서 언급한 변화구는 바로 서클 체인지업이다. 노경은은 “사실 서클 체인지업 걱정을 많이 했다. 2018년 느낌을 찾지 못해서 그랬다. 당시 동영상을 틀어 놓고 연습했는데도 잘되지 않더라. 그래서 예전 많이 보았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투구 영상을 챙겨봤다”면서 ‘랜선 스승’의 이름을 꺼내들었다.

▲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
노경은은 “서클 체인지업은 공을 훑어야 하는데 나는 계속해 공을 때렸다. 반면 류현진은 공을 잘 훑으면서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류현진이 왼손투수이지만, 내가 영상을 챙겨보는 이유다. 다만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노경은이 이렇게 서클 체인지업으로 온 신경을 쏟는 이유는 2018년 활약을 다시 이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2013년 10승 이후 한동안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던 노경은은 2018년 9승을 거두고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다. 중심에는 주무기로 구사한 서클 체인지업이 있었다.

노경은은 “2017년 크리스 옥스프링 투수코치님한테 서클 체인지업을 처음 배웠다. 그리고 여유 있는 상황에서 조금씩 던져보면서 감을 익혔다”고 서클 체인지업과 첫만남도 이야기했다.

2년 전 그때를 기억하며 다시 비상을 꿈꾸는 노경은은 끝으로 “올 시즌 개막이 늦춰지면서 페이스를 다시 맞춰야 했다. 그러면서 스텝이 조금 꼬였다”면서 “다행히 마운드에서 좋았을 때의 자세와 밸런스를 찾아가고 있다. 사실 나는 컨디션이 좋은 날 큰 것만 조심하면 괜찮은 성적이 나온다”고 웃으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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