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투를 펼쳤으나 불운 하나에 프로 첫 승이 날아간 김정빈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 가고 있는 김정빈(26·SK)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시즌 무실점 행진도 19⅓이닝으로 이어 갔다. 하지만 불운한 타구 하나가 프로 첫 승을 날렸다. 

SK는 1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이틀 연속 연장에 돌입했다. 경기 초반 최정의 2점 홈런을 제외하고는 상대 선발 조병욱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4회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가 어렵게 풀렸다. 경기 종반까지 승자를 예상하기 어려운 승부가 이어졌다.

SK가 8회 김강민이 결승타에 힙입어 앞서 나가기는 했지만 사실 이전에 찾아온 위기를 넘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SK는 3-2로 앞선 7회 정영일이 강백호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았다. 이어 장성우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2사 후 배정대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1,3루가 됐다. 여기서 1점을 더 준다면 치명적일 수 있었다.

SK의 선택은 올 시즌 팀 불펜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김정빈이었다. 김정빈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몫을 다했다. 황재균을 몸쪽 꽉찬 공으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7회 위기를 넘겼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정빈은 선두 조용호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정빈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1사 후 유한준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은 것. 로하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렸으나 손에 다소 힘이 빠지는 듯 제구가 흔들리며 폭투에 이어 박경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 다음 타자는 kt 최고의 타자 중 하나이자 전 타석에서 홈런포를 터뜨린 강백호였다.

그러나 김정빈은 이 승부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초구 143㎞ 패스트볼로 파울을 이끌어냈고, 2구째 126㎞ 슬라이더가 강백호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이어 3구째 144㎞ 패스트볼이 바깥쪽 낮은 코스에 절묘하게 들어가며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강백호는 존에서 벗어났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이닝은 끝난 뒤였다.

김정빈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SK는 8회 로맥의 2루타와 정진기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김강민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김정빈의 승리 조건을 만들어줬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불운이 있었다. 9회 2사 2루에서 황재균의 땅볼이 유격수 정현의 앞으로 갔다. 그런데 공이 글러브에 끼었고, 이 때문에 공을 한 번에 빼지 못해 결국 황재균이 1루에서 살았다. 흔들린 마무리 하재훈은 조용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2013년 프로 지명을 받은 김정빈의 프로 첫 승은 그렇게 날아갔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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