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김재환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결국 두산 베어스 4번타자는 김재환(32)이다. 

두산은 지난 13일 비로 중단돼 14일 특별 서스펜디드 경기로 재개한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1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4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21승16패에 그쳐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2위 LG 트윈스와는 3경기차로 벌어졌고, 공동 4위 키움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에는 0.5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중심 타선, 특히 4번타자 김재환의 부진이 뼈아팠다. 김재환은 4연패 하는 동안 4경기에서 타율 0.133(1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쳤다. 3번 타자 오재일이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재환의 몫이 더 커졌지만, 좀처럼 타석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가장 타격감이 좋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임시 4번타자 임무를 맡겼다. 페르난데스가 해결사 노릇을 해주면서 김재환이 반등의 계기를 찾을 시간을 벌어주길 기대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4경기에서 타율 0.250(16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에 그쳤다. 역시나 해결사로는 낙제점이었다. 

페르난데스의 4번 타순 부적응은 오재일이 빠지고, 김재환이 부진한 여파가 크다. 페르난데스가 2번 타자로 타율 0.388(134타수 52안타), 7홈런, 31타점 맹타를 휘두를 때는 3번 오재일-4번 김재환이 뒤에서 버티고 있는 덕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상대 배터리는 지금 페르난데스만 어렵게 막으면 다른 타순은 어느 정도 잡고 갈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움직인다. 주축 타자 가운데 박건우(14타수 7안타)와 최주환(16타수 6안타)은 그래도 꾸준히 안타를 생산해줬는데, 시즌 초반 페르난데스-오재일-김재환이 동시에 터졌을 때 보여줬던 시너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김재환은 2016년부터 두산의 붙박이 4번타자로 활약해 왔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3할 타율-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지난해는 타율 0.283(495타수 140안타), 15홈런, 91타점으로 주춤했고, 올해는 타율(0.232)이 낮긴 하지만, 홈런(8개)과 타점(31개)은 리그 상위권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맞이하면서 "역시 4번타자가 키플레이어다. 김재환이 가장 좋았을 때 컨디션이 나와야 쉽게 간다. 4번타자가 잘해줘야 팀이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환은 4번타자로 5번째 시즌을 맞이한 만큼 이제는 긴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두산이 책정한 김재환의 몸값 6억5000만 원에는 그런 기대까지 담겨 있다.

두산은 현재 주축 타자 대부분이 부상과 씨름하고 있다. 오재일과 허경민(손가락 미세 골절)은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고, 오재원은 햄스트링 부상에서 16일 막 복귀했다. 박건우와 김재호는 시한폭탄과 같은 허벅지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김 감독은 김재환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줄 여유를 부릴 겨를이 없다. 

당장 몇 경기는 국해성, 김인태 등 타격감이 좋은 백업 선수들이 깜짝 활약으로 분위기를 바꿔주길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김재환이 타격감을 되찾아 4번타자의 책임을 다하는 게 맞다. 지금으로선 김재환의 부활이 곧 두산이 다시 선두권 싸움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