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고 김진욱 ⓒ 목동,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류현진 선배를 닮고 싶다."

고교 최고 좌완으로 꼽히는 강릉고 3학년 김진욱(18)이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상업고와 8강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3-3으로 맞선 6회초 무사 1루 박성재 타석 볼카운트 1-2에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대회 2승째를 챙겼다. 강릉고는 덕분에 6회말 1점을 뽑아 4-3 리드를 지키며 창단 최초로 4강에 올랐다. 

제구력을 앞세운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시속 140~141km가 한두 차례 나왔고, 주로 시속 130km 후반대로 형성될 정도로 구속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주 무기인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던져 경기상업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4이닝 동안 투구수 47개를 기록하면서 김진욱은 규정상 하루 휴식을 취하고 4강전에도 등판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김진욱은 경기 뒤 "팽팽한 상황에서 야수들이 잘해줘서 고맙다. 구속은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서 이기려는 마음이 강했다. 평소에도 제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제구를 더 신경 썼다. 4강에 가서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돋보이는 기록은 탈삼진 수. 김진욱은 지난 12일 대최 첫 등판이었던 광주일고와 32강전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와중에도 6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뺏었다. 2경기 통틀어 탈삼진 17개로 지금까지 대회에 참가한 투수 가운데 부문 1위다.

김진욱은 이날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는 "광주일고(32강전)와 경기에서 팔이 늦게 나와서 타이밍이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슬라이더로 완급 조절을 하면서 카운트 싸움을 하려 한 게 주효했다. 투구 수 제한이 있어 공 하나를 버리기가 쉽지 않아 적극적으로 던졌다. 지난해는 삼진을 많이 못 잡았는데, 결과가 잘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 수훈 선수 인터뷰를 진행한 강릉고 김진욱 ⓒ 목동, 김민경 기자
고교 최고 왼손 투수답게 롤모델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33)이다. 김진욱은 "류현진 선배의 변화구 제구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닮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김진욱의 이날 투구를 지켜본 뒤 "(코로나19로) 훈련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에서 노력하게 던져줬다. 8회 전까지만 가주길 바랐는데, 이 정도면 만족 한다. 4이닝 동안 60개(60구 이상 던지면 이틀 휴식)까지 던지진 않을 것으로 믿었다"고 설명했다.

필승 카드 김진욱을 4강부터 어떻게 활용할지와 관련해서는 "내일 투수들의 컨디션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4강전에서 3점 정도 리드를 지켜준다면 김진욱을 아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릉고는 대전고와 마산고의 8강전 승리팀과 오는 20일 4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는 SPOTV에서 생중계한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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