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복귀 후 첫 타석에서 병살타에 그친 채태인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가 패닉에 빠졌다”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kt의 경기를 전 세계 생중계하던 ESPN 중계진은 SK의 4·5회 수비를 보고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었다. kt가 연거푸 도루를 성공시키며 SK 배터리를 농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SPN 중계진은 도루 타이밍을 뺏긴데다 2루에 제대로 공을 던지지도 못하는 SK의 모습을 보며 “SK가 패닉에 빠졌다”고 걱정했다.

결국 2-2로 맞선 5회 상대에게 도루와 집중타를 허용한 것이 패인이 됐다. 6회부터 9회까지 불펜이 단 1점도 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5회 3실점은 컸고, 타선은 이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했다. 결국 SK는 3-5로 지고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선발 매치업에서 내심 위닝시리즈를 노렸던 SK는 오히려 8위 kt와 경기차만 4경기로 벌어졌다. 

최악의 주중 3연전이었다. 16일과 17일에는 9회 2사까지 앞서고 있다 마무리 하재훈이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연장에 간 끝에 모두 졌다. 결정적인 순간의 피홈런, 결정적인 순간의 실책, 결정적인 순간의 적시타 허용 등 승부처에서 kt의 집중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18일에도 저조한 경기력은 이어졌다. SK는 2-2로 맞선 5회 무너졌다.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은 kt는 선두 심우준이 볼넷으로 나간 직후부터 줄기차게 2루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퀵모션이 빠른 편이 아닌 박종훈이 산발적인 견제로 주자를 묶으려고 했으나 kt 주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미 박종훈은 1회 1개, 4회 2개의 도루를 허용한 뒤였다. 

심우준의 3루 도루를 잡아낸 것은 다행이었지만 1사 1루에서 다시 김민혁에게 도루를 허용했고, 2사 2루에서 조용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이날의 결승점을 내줬다. 흔들린 박종훈은 강백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2사 1,3루에 몰렸고 로하스 황재균에게 연거푸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투구 수가 100개에 이르는 상황이라 교체를 고려할 법도 했지만 SK 벤치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공격도 최악이었다. 병살만 네 번이었다. 3회 선두 최지훈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으나 고종욱이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5회에는 선두 김성현이 중전안타를 치자 최지훈이 2루수 방면 병살타를 쳤다. 두 선수 모두 SK 내에서는 발이 빠른 선수라는 점에서 병살은 더 최악의 결과였다.

7회에는 선두 최준우가 볼넷을 고르자, 대타로 히든카드 베테랑 채태인을 투입했으나 채태인도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2-5로 뒤진 8회에는 1사 후 최정의 솔로홈런에 이어 로맥이 볼넷을 고르며 큰 것 한 방이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정의윤의 병살타가 나왔다. 사실상 SK의 추격 흐름은 거기서 끝났다. 하루에 병살 네 개를 치고 이기기는 쉽지 않았다.

3회에는 2사 후 최정이 볼넷을 골랐으나 포수 허도환의 견제사에 걸리는 등 SK는 이날 주자가 허무하게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렇다고 잘 친 것도 아니었다. 9회 로하스의 타구를 아무도 잡지 못한 것도 비판 대상이었다. ESPN은 "명백한 미스 커뮤니케이션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로하스라 수비가 뒤로 물러서 있는 상황이었다. 유격수의 뛰는 거리가 길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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