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스다운 투구로 팀의 시리즈 싹쓸이를 이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최근 부진한 투구로 고개를 숙였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가 칼을 갈고 나왔다.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 그리고 힘든 불펜을 도와주기 위한 109구의 책임감은 인상적이었다.

데스파이네는 1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2실점 투구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시즌 3번째 승리였지만, 사실 승리 이상의 값어치가 있는 경기였다.

우선 개인적 반등을 만들었다. 시즌 초반 절정의 구위를 선보였던 데스파이네는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4.60까지 치솟았다. 어느 날은 초반에 흔들리고, 어느 날은 타순이 1~2바퀴 돌면 흔들렸다. 경기 내에서도 기복이 심한 투구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위기상황에서 강인한 인상을 심으며 2실점으로 버틴 끝에 팀의 역전승 발판을 놨다. 피출루는 많았지만 고비 때마다 병살타 3개를 유도하며 힘을 냈다. SK 타선의 기를 스스로 꺾었다. 나흘 휴식이었지만 최고 154㎞에 이른 빠른 공과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던지며 SK 타자들의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팀에 진 빚도 갚았다. 부진 속에 자연히 지난 세 경기 모두 5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모두 패전을 안았으며, 불펜 소모가 많아지는 부작용이 있었다. 가뜩이나 힘든 팀 불펜 사정에서 에이스로 믿었던 투수의 난조는 더 심각했다. 

그래서 그럴까. 데스파이네는 6회까지만 던지고 내려올 타이밍에도 7회 마운드에 올라 끝내 1이닝을 더 정리했다. 이날 데스파이네는 109개의 공을 던지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덕분에 이틀간 연장 승부로 불펜 소모가 심했던 kt는, 1명의 불펜이라도 아끼면서 주말 3연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 후 “데스파이네가 투혼을 발휘해 7회까지 잘 던져주며 게임을 잘 만들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데스파이네도 경기 후 후련한 모습이었다. 그는 “팀 승리에 기여해서 기쁘다. 이번 시리즈 1·2차전 경기를 보며 상대 타자들을 연구한 게 주효했고, 포수의 리드가 좋았다. 그리고 타자들에게 고맙다”면서 “지난 경기 다소 기복이 있는 플레이를 해서 팀에 미안했는데 1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신 만큼 앞으로 더욱 믿음직한 선발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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