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승호(왼쪽)와 롯데 스트레일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최다이닝 투구도 소용이 없었다. 중책을 맡은 선발투수들은 나란히 역투를 펼쳤지만, 타선 침묵과 불펜 난조로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3연전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키움 이승호와 롯데 댄 스트레일리 모두 약속이나 한 듯 호투를 펼친 덕분이었다.

장군을 부른 이는 이승호였다. 올 시즌 7경기에서 2패만 거뒀던 이승호는 7전8기의 마음가짐을 안고 이날 마운드를 밟았다. 시속 140㎞대 초반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앞세워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다. 5회까지 2루 진루조차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투구가 이어졌다.

6회 3루수 전병우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1실점한 이승호는 올 시즌 가장 긴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뒤 내려왔다. 이날 성적은 7이닝 7안타 4삼진 1실점(무자책). 키움이 2-1로 앞선 상황이라 이승호의 첫 승 달성은 가시권으로 들어온 상태였다.

그러나 이승호의 바람은 9회 무너지고 말았다. 김상수가 딕슨 마차도와 안치홍에게 연달아 2루타를 맞으면서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키움은 10회 주효상의 끝내기 2루타로 3-2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이승호는 첫 승을 또 다시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아쉬움을 삼킨 이는 이승호뿐만이 아니었다. 롯데 선발투수 스트레일리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앞선 8차례 등판에서 타선으로부터 단 1.25점의 득점 지원을 받은 스트레일리는 이날 역시 도움을 얻지 못했다.

투구는 완벽 그 자체였다. 8이닝 동안 114구를 던지며 3안타 12삼진 2실점 역투했다. 이닝과 투구수, 삼진 모두 KBO리그 데뷔 후 최다 수치였다. 그러나 이날 역시 타자들의 침묵이 계속됐다. 스트레일리가 버틴 8회까지 롯데 타자들이 안긴 점수는 1점뿐. 민병헌이 리드오프로 돌아오고, 정훈과 안치홍 등이 부상에서 모두 돌아왔지만 대량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패전 위기로까지 몰렸던 스트레일리는 승부가 9회 2-2 동점이 되면서 1패까지는 안지 않았다. 그러나 승수 추가는 다음으로 미뤘다. 올 시즌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0과 WHIP 1.01로 활약 중인 스트레일리의 승수는 1개가 전부다. 슬픈 현실은 오히려 패가 하나 더 많다는 점이다.

한편 이승호와 스트레일리 모두 챙기지 못했던 이날의 승리는 키움 구원투수로 나온 문성현의 몫이었다. 10회 1사 2루 상황에서 등판해 무실점으로 위기를 막은 문성현은 2014년 10월 7일 목동 KIA 타이거즈전 이후 모처럼 승리를 안았다. 일수로는 무려 2081일 만이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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